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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니컬러스]부시, 北과 직접대화 나서라

입력 | 2005-07-13 03:40:00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위 관리들은 애써 무시하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기괴한 나라인 북한에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부시 대통령의 발 앞에 핵무기 개발이라는 골칫거리를 던져 놓았다.

북한 고위관리들은 1994년에 작업이 중단됐던 두 개의 대규모 원자로 건설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두 개의 원자로 완공에는 7, 8년이 걸리지만, 완공되면 매년 핵무기 50기를 만들 충분한 양의 플루토늄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는 게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평가였다. 원자로 건설 재개는 무시무시한 일이면서 동시에 미국의 대북(對北)정책이 전적으로 실패했다는 신호다.

북한은 내가 1989년 방북한 이후 분명치 않은 이유로 영구 방북 금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나는 아서 설즈버거 2세 뉴욕타임스 회장의 방북에 동행하는 칼럼니스트라는 ‘꼬리표’를 붙여 이번에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북한 정부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양형섭·楊亨燮), 외무상(백남순·白南淳), 3성 장군(이찬복·李燦馥 판문점대표부 대표·상장·한국의 중장) 등 고위 관리와의 인터뷰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이들은 원자로 건설 재개는 전적으로 민간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핵물질을 해외로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너무 믿지는 마시라.

만약 평양이 새로운 원자로를 이용해 수백 기의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플루토늄이 외화벌이용으로 밀매되는 용납하기 어려운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 일대일로 만나 협상하는 것이나, ‘미스터 김(김 위원장)’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도록 달랠 수 있는 선물꾸러미를 분명하게 제시하는 것을 거부해 왔다. 그 대신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6자회담으로 꾀어냈다. 북한은 9일 마침내 1년 이상 정체 상태를 보였던 6자회담에 복귀하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속고 있다. 이런 회담은 어떤 목적도 달성할 수 없다. 단지 북한이 핵무기 능력을 키우는 데 시간을 벌어줄 뿐이다.

이 상장은 6자회담이 비틀대거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할지라도 북한은 핵무기 수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주권과 체제를 지키기 위한 억지력으로서의 ‘핵무기고’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재건설에 나선 새로운 원자로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할 시급한 위협 대상이다. 북한 핵무기와 인권 문제도 논의해야 한다. 북한과의 직접 협상과 보상 계획을 제시하는 ‘로드맵’이 성공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현재의 대북정책보다는 분명히 낫다.

북한이 재건설에 나선 핵개발 계획은 평북 영변의 50MW 원자로와 평북 태천의 200MW 원자로다. 영변 원자로는 현재로서는 껍데기일 뿐이고 몇 년간 작업이 중지된 상태다. 그러나 이근 외무성 미주국 부국장은 영변 50MW 원자로 건설이 올해 또는 내년에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허세를 부리는 것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 상장은 만약 미국이 ‘외과수술적 정밀 공격’을 한다면 그 결과는 전면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북한이 (일본을 겨냥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뜻이냐”고 묻자 그는 “내 말은 ‘우리는 모든 수단을 사용한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6자회담 재개 분위기에 취해서 우리를 현실에서 멀어지게 만들면 안 된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한반도 정세를 점점 위기로 몰아갈 것이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핵보유국 간의 충돌 과정에 근접해 있다.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