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해군과 합동훈련 중이던 공군 전투기 2대가 잇따라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대의 전투기에는 각각 2명의 조종사가 타고 있었다.
공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40분경 전남 완도군 보길도 남방 7.5마일 해상에서 훈련 중이던 공군 제17전투비행단 소속 F-4E 전투기가 실종됐다.
이 전투기는 사고 10분 전 제주 추자도 근해에서 해군 제3함대와 합동훈련을 실시하다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공군은 밝혔다.
또 이날 오후 8시 48분경에는 서해 태안반도 인근 상공에서 해군과 합동훈련을 하던 공군 제10전투비행단 소속 F-5F 전투기 1대가 실종됐다.
사고 전투기들은 국내에서 면허 생산되거나 도입된 지 최소 20년이 지난 노후 기종들이다.
공군 관계자는 “사고가 난 전투기들이 야간 비행훈련 중 기상 악화나 기체 결함 등의 이유로 인근 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해군과 해경은 사고 현장에 탐색구조 헬기와 해군 경비정을 급파해 조종사들의 수색작업에 나서는 한편 공군 수뇌부를 중심으로 사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날 사고가 난 F-5F 전투기는 미국 노스롭 사의 F-5E를 1982년부터 대한항공에서 면허 생산한 것으로 ‘제공호’로 불린다. F-4E 팬텀 전투기는 생산된 지 40년가량 된 대표적인 노후 기종이다.
공군은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사고기와 같은 기종인 F-5E/F와 F-4E 전투기 등 200여 대의 전투기에 대한 비행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한편 지난해 3월에도 서해 상공에서 공군 제10전투비행단 소속 F-5E 전투기 2대가 기동훈련을 하던 중 서로 충돌한 뒤 태안반도 부근 해상으로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또 2003년 9월에는 충북 영동군 황악산에서 F-5E 전투기 2대가 비행 훈련 중 인근 야산에 부딪혀 추락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