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그래픽으로 복원한 투탕카멘의 얼굴. 사진 제공 내셔널지오그래픽
“내가 그들을 왕의 용광로에 넣을 것이다. 왕께서 그들의 머리 위에 화염을 토해 육신을 파괴할 것이다. 그들의 육체는 문드러지고 뼈는 썩을 것이다.”
이집트 왕의 제사를 지내던 장소에서 발견된 섬뜩한 문구는 무덤을 도굴하는 자들에게 보내는 저주였다.
이 저주처럼 투탕카멘 왕의 무덤 발굴에 관련된 사람이 하나 둘씩 죽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람들은 저주를 사실처럼 믿게 됐다.
케이블·위성 채널인 내셔널지오그래픽은 18∼22일 오후 9시 투탕카멘 저주의 실체와 무덤 발굴 과정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 ‘파라오’를 매일 두 편씩 2시간 동안 방영한다. 2005년 작.
18일 방영되는 ‘투탕카멘의 보물’ 편은 고고학상 최고의 발견으로 꼽히는 소년 왕 ‘투탕카멘’ 피라미드의 발굴 과정을 당시 사진과 재연 화면을 통해 보여 준다.
영국인 하워드 카터는 1922년 이집트 룩소르 지역 ‘왕가의 계곡’ 모래 속에 파묻혀 있던 투탕카멘 무덤의 입구를 발견한다. 이후 6년이 걸린 발굴 작업에서 옥새가 사라지고 카터가 보물 일부를 빼돌렸다는 소문이 돈다.
‘파라오의 저주’(22일) 편에선 투탕카멘과 관련된 두 가지 미스터리를 추적한다.
우선 투탕카멘이 일찍 죽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동안 암살설이 주류를 이뤘다. 여기서는 처음으로 투탕카멘 미라에 대해 1700여 장의 컴퓨터 단층촬영을 실시해 투탕카멘이 다리 골절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굴했던 사람들에게 내려진 저주는 사실일까. 제작진은 이들이 무덤 속 유해 미생물에 노출돼 숨졌음을 다양한 실험을 통해 보여 준다.
이 밖에 피라미드의 도굴 방지 설계 기법과 이를 뚫고 무덤 속 보물을 빼내간 역사를 다룬 ‘무덤의 약탈자’(18일),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옆 박물관에 방치됐던 미라가 람세스 1세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추적한 ‘람세스의 부활’(19일), 람세스 3세의 의문의 죽음을 파헤친 ‘하렘의 음모’(19일), 아직도 모래 아래 묻혀 있는 이집트 고위 관리들의 무덤 발굴 현장을 소개한 ‘잃어버린 무덤을 찾아서’(20일), 20년간 이집트의 영역을 최대한 확장한 ‘투트모시스 3세’를 다룬 ‘이집트의 나폴레옹’(21일) 등이 방영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