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盧成大)가 선거방송 심의규정을 대폭 완화하려 해 논란이 예상된다.
방송위원회는 14일 선거기간 중 특정 후보나 정당 관련 특집기획 프로그램 편성을 허용하고, 후보의 선거 전 방송 출연 제한 기간도 대폭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선거방송 심의규정 개정안’을 확정해 예고했다.
이 개정안은 ‘방송은 선거기간에는 선거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경우에도 특정 후보자나 정당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특집기획 프로그램을 편성해서는 안 된다’라는 기존 조항을 ‘특집기획 프로그램은 후보자나 정당에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로 바꿔 사실상 특집기획 프로그램 방송을 허용했다.
또 ‘방송은 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법의 규정에 의한 방송 및 보도, 토론방송을 제외한 프로그램에 후보자를 출연시켜서는 안 된다’는 조항도 ‘선거일 전 60일부터 선거일까지 연예 오락 프로그램에 후보자를 출연시켜서는 안 된다’로 바꿔 출연 기한이 대폭 축소 조정됐다.
이에 대해 박천일(朴天一·언론정보학) 숙명여대 교수는 “선거기간 중 특집기획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 자체가 선거 결과에 유리 혹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공평하다, 중립적이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다룬 특집 기획 프로그램 편성은 유권자의 객관적 판단과 공정한 선거에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그동안 각종 선거 때마다 방송의 편파성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방송위 문현석(文炫晳) 심의운영부장은 “PD연합회, 문화연대 등에서 요구해 온 개정 의견을 수렴해 3월부터 3개월간 검토해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개정 규정안은 공청회와 규제심사 등을 거쳐 방송위원회의 의결로 최종 확정된 뒤 10월 중 시행될 전망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