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동조합원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비상총회를 갖고 경영진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KBS 노동조합(위원장 진종철·陳鐘哲) 조합원 1500여 명은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본관 앞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정연주(鄭淵珠) 사장 퇴진 투쟁을 벌이기로 결의했다.
노조는 이날 결의문에서 “14일 밤 12시까지 노조의 (경영진 퇴진을 전제로 한 노사 동수의 경영혁신특별위원회 구성)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 사장을 포함해 전 경영진에 대한 불신임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다음 주 중 경영진 불신임 투표를 실시해 불신임 표가 많이 나오면 즉각 정 사장 출근 저지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S 노사협력팀 관계자는 “노조의 ‘경영진 선퇴진’ 주장은 경영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화는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6월 1일 명예퇴직, 임금 삭감, 수신료 인상 등을 골자로 한 경영혁신안을 발표했으나 노조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 왔다.
한 PD는 “경영진이 지난해 638억 원 적자에 대해서도 책임지는 자세 없이 직원들의 고통 분담만 요구해 실망하는 직원이 크게 늘었다”며 “3월 불법도청 사건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5일 PD협회가 “노조가 모순된 논리를 펴고 있다”며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자 일부 PD가 “회원들과 합의 없이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반발해 PD협회장이 해명 e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