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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함께 하는 DIY]강수진씨,아들 위한 도자기 화분

입력 | 2005-07-15 08:45:00

강수진(왼쪽) 씨와 ‘클레이&피플’의 조충휘 대표가 화분의 모양을 다듬고 있다.


《참살이(웰빙) 시대를 맞아 흙을 소재로 하는 도자기 인테리어가 최근 각광받고 있다.

컵 접시 주전자 조명등 촛대 액자를 비롯한 소품은 물론 수반(어항) 벽걸이 소파 욕조 등 다양한 형태로 도자기가 생활화되고 있다.

주부 강수진(34·서울 중구 신당동) 씨가 작은 화분 만들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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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이 얼마 남지 않은 아들(원성준·초등학교 3년)에게선물하고 싶습니다. 엄마가 직접 만든 화분에 꽃을 키우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기 바랍니다.” 도예공방 ‘클레이&피플 (www.claynpeople.com·031-997-3092)’조충휘(36) 대표가 작업을 도왔다.》

▽준비물▽

도자기용 점토(백자토), 밀대, 자, 삼각 칼, 줄칼, 손 물레, 헝겊, 가는 붓

○ 바닥 면 만들기 화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밀대를 이용해 점토를 평평하게 밀어줘야 한다. 두께는 1cm 정도. 칼국수를 만들 때 밀가루 반죽을 골고루 밀어주는 것과 비슷하다. 두께가 일정하지 않으면 가마에서 구울 때 뒤틀림이 생긴다. 이어 삼각 칼을 이용해 화분의 바닥을 만들 부분을 원형으로 잘라낸다. 이때 주의할 점은 무조건 동그랗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원형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 정도가 좋다”며 “그래야 기계적 느낌이 아닌 도자기 특유의 ‘손맛’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 흙가래 성형(코일링) 작업 다음은 점토를 길고 둥글게 만든 뒤 바닥에 차례로 쌓아 올리는 흙가래 성형 작업이다. 이때 원판처럼 생긴 손 물레를 사용한다. 손 물레는 화분이나 액자처럼 작은 소품을 만들 때 발 물레(전통 물레)나 전기 물레 대신 사용한다.

흙가래의 길이는 30cm, 굵기는 0.7∼0.8cm가 적당하다. 전문가는 1m 길이까지 흙가래를 만들지만 초보자의 경우 30cm가 넘으면 작업하기 불편하다. 밑 부분부터 흙가래를 쌓아 점점 원이 커지게 만들면서 화분 모양을 잡아간다. 흙가래가 접촉하는 곳에는 붓으로 물을 살짝 발라 접착력을 높인다.

이때 예정된 화분 크기는 10cm이지만 11cm까지 쌓아 주는 게 중요하다. 건조와 가마 작업에서 점토의 수분이 빠져 전체 부피의 10% 정도가 줄기 때문이다.

○ 표면 다듬기 흙가래 성형 작업을 마친 화분 틀의 표면은 울퉁불퉁하다. 손으로 겉 부분을 위쪽과 아래 방향으로 번갈아 밀면서 매끄럽게 다듬는다. 안쪽도 같은 방식으로 다듬는다. 손을 이용한 다듬기가 힘들면 자나 철판을 이용해 작업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도자기용 칼을 이용해 윗부분을 잘라준다. 이를 전문 용어로는 도자기의 ‘전(입)’을 만든다고 한다.

‘입술이 두툼하고, 어깨가 넓다. 허리는 홀쭉하지만 굽은 튼실하다.’

이처럼 도자기 부위에 대한 명칭과 묘사는 인체에서 따온 것이 많다. 도자기는 입에서 시작해 아랫 부분을 차례로 어깨, 가슴, 배, 허리로 부르며 받침이 되는 부분을 굽이라고 한다.

“아마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는 인간과 도자기의 삶이 비슷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조 대표)

전을 만들 때 중요한 점은 바닥 면 만들기와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곡선미를 살려주는 것이다. 일자형 직선보다 약간 불균형한 게 좋다.

다음은 싸릿대로 화분의 표면을 긁어 빗살무늬를 만든다. 간단하게 만든 빗살무늬가 자칫 밋밋하게 보이는 화분에 변화와 생기를 불어넣는다.

○ 받침과 장식 만들기 비슷한 양의 점토를 떼어 조약돌 모양으로 화분 받침대를 만든다. 전통 도자기에서는 4개보다 3개의 받침을 주로 사용한다. 이어 장식용 꽃을 만든다. 직접 칼로 자신이 원하는 꽃을 만들어도 좋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쿠키용 틀을 써도 좋다. 두께는 0.5cm 정도가 적당하다. 밑 부분에는 지름 1.5cm 정도의 물구멍을 만들어 준다.

장식과 받침대 부착 등 점토와 점토가 닿는 부분은 긁은 듯한 흠집을 낸다. 여기에 점토를 물에 섞어 걸쭉한 상태로 만든 ‘점토 슬립’을 발라 풀처럼 사용하면 접착력이 좋아진다. 마지막으로 물을 먹인 스펀지를 이용해 다시 표면을 매끄럽게 손질한다.

도자기는 가마 작업을 거쳐야 완성된다. 건조와 초벌구이, 색칠, 유약 바르기, 재벌구이 등 20∼30일이 더 걸린다. 이 작업은 인근 공방에 의뢰하면 되는데 비용은 완성품 기준으로 kg당 1만 원 안팎이다.

글=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사진=강병기 기자 arche@donga.com

◇독자 DIY 제작과정은 인터넷 동아닷컴(www.donga.com/life/weekend)에서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다음 ‘독자 DIY’에서는 한국 전통 부채 만들기를 소개합니다. 시원하고 운치있는 전통 부채를 만들어 보고 싶은 분은 위크엔드(weekend@donga.com)로 참가를 원하는 사연과 연락처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아이와 함께 해도 좋습니다. 참가비는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