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줄어든 1조6500억 원에 그쳤다.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1조7000억 원보다도 적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분기에 1조728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포스코에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넘겨줬다.
삼성전자는 2분기 경영실적이 매출 13조5900억 원, 영업이익 1조6500억 원, 순이익 1조6900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작년 2분기보다 매출은 9% 줄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6%와 46% 감소했다.
1분기(1∼3월)와 비교하면 매출은 2%, 영업이익은 23% 줄었다. 순이익만 13% 늘었는데 삼성카드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보유 지분에 대한 평가이익이 발생했기 때문.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휴대전화 등 주요 사업 부문이 모두 부진했다. 유가 상승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내수 침체 등 악재가 겹쳐 힘을 쓰지 못했다.
반도체 부문은 정보기술(IT) 제품이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전 분기에 비해 매출이 9% 줄었다. 매출 4조1700억 원에 영업이익 1조1000억 원.
D램의 평균 판매가격이 전분기보다 20% 떨어졌다. 영업이익률은 27%로 여전히 높았지만 지난해 2분기(47%)에 비하면 20%포인트 줄었다.
휴대전화 판매량은 2440만 대로 전 분기와 비슷했다. 상반기(1∼6월)에 총 4900만 대를 팔아 올해 목표인 1억 대 달성은 무리가 없을 전망.
하지만 휴대전화 역시 가격 하락이 문제. 평균가격이 해외에서 176달러, 국내에서 34만2000원으로 전 분기(182달러, 35만6000원)보다 떨어졌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었고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LCD 부문의 경우 매출은 2조12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7억 원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
생활가전은 에어컨 판매가 크게 늘면서 매출 1조 원에 3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주우식(朱尤湜) 삼성전자 IR팀장은 “2분기는 환율에 따른 손실분이 전 분기 대비 2000억 원, 작년 동기 대비 9000억 원 발생해 타격이 컸다”며 “하반기에는 모든 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악화보다 하반기 실적 개선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54만2000원으로 전날보다 5000원 떨어지는 데 그쳤다.
종합주가지수도 1,059.60으로 전날보다 2.33포인트 하락하는 데 머물러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가 증시에는 큰 충격을 주지 않았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삼성전자 610억 공익기금▼
삼성전자는 이건희장학재단에 250억 원, 삼성생명공익재단에 360억 원을 증여하기로 했다고 15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삼성복지재단, 소년소녀가장돕기성금, 삼성문화재단, 호암재단, 삼성의료원, 청소년장학금, 삼성생명공익재단 등에 일정 기금을 내 사회공헌 활동을 벌여 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건희장학재단이 50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목표로 2002년 설립됐기 때문에 매년 일정한 금액을 증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이건희장학재단에 500억 원을 증여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