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우수 학생 선발의 만능잣대 아니다’ 제하의 기고(7월 15일자 A29면)에 대하여 몇 가지 다른 생각이 있다. 그 글의 필자는 논술평가를 반대하는 의견을 몇 가지로 요약해 제시했다. 첫째, 표현과 발상을 잘한다고 해서 반드시 사고가 논리적이라 할 수 없으므로 논술이 학생의 사고력을 측정하는 잣대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했다. 물론 논술을 포함한 어느 것도 하나가 평가의 절대적인 잣대일 수는 없다. 하지만 반문 드린다. ‘앎’과 논리적 사고 없이 올바른 발상과 표현이 가능하겠는가. 둘째, ‘논술은 평가 기준에 대한 합의 도출이 어렵고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소지가 크다’고 했다. 하지만 객관성을 배제한 주관은 없다. 특히 인재를 발굴하고 키워갈 책임을 맡은 채점관은 믿고 맡겨야 하지 않을까. 셋째, ‘대입 논술고사가 전제되려면 고등학교에서 철학 등이 정규 과목에 포함돼 깊이 있는 사고와 충분한 교육이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철학이 곧 논술’은 아니다. 입시 논술평가는 철학사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목적이 아니다. 우리 학생들이 배우는 국어, 도덕 교과서에도 입시논술에 필요한 만큼의 논리 및 사고의 훈련과정은 포함돼 있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제도는 가능하면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결론짓고 있다. 제도가 안정되는 것도 좋지만 안정을 위해서 불합리한 답보의 전통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 미래 사회는 적성과 개성을 수반한 무한경쟁의 시대이며,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는 세분화 사회다. 교육학자들의 주장대로 특성화된 대학 육성이 우리의 지향점이라면, 그 특성에 적합한 인재 육성을 위해서라도 본인의 소견이 담긴 논술고사가 필요할 것이다.
김 솔 출판인·경기 구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