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 달부터 북한의 백두산과 개성시내를 관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 관광이 성사되면 1998년 11월 바닷길을 이용한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지 6년 9개월 만에 북한지역 관광이 크게 확대되는 전기를 맞게 된다.
북한을 6일간 방문하고 돌아온 현정은(玄貞恩) 현대그룹 회장은 17일 강원 고성군에 있는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6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했으며 김 위원장이 백두산과 개성 관광을 허락했다”고 밝혔다.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은 처음이며 면담은 강원 원산(옛 함남 원산)에서 이뤄졌다. 현대그룹 총수가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6번째.
현 회장은 “개성은 8월 15일부터, 백두산은 8월 말쯤 시범 관광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개성 관광은 선죽교 등 시내 유적지는 물론이고 시내에서 떨어진 박연폭포도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위원장이 (지금은 관광이 허용되지 않는) 내금강도 관광을 실시할 수 있는지 답사를 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현대아산은 만물상, 해금강 등에 국한된 금강산 관광의 범위를 장안사 등 내금강 일대로 확대할 것을 수차례 제안했지만 북한 측은 이를 거부해 왔다.
현 회장과 동행했던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부회장은 “백두산은 평양을 거쳐 가는 방법과 백두산 주변까지 바로 비행기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고 말해 평양 시내를 연계한 관광코스 개발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에 지불할 관광 대가, 백두산 부근 삼지연공항 보수비용 부담금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 본격적인 관광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현대아산의 북한 관광사업 확대를 반기는 분위기다.
김천식(金千植)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의사 표명, 정부 당국자 간 화해 분위기 등이 민간 부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