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은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품발표회를 열고 폴더형 스마트폰 ‘PH-S8000T’를 선보였다(위). 아래는 이에 앞서 발매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SPH-M4300’. 팬택 제품은 휴대전화 기능을 강조했고 삼성전자 제품은 무선랜 등 정보처리기기 기능을 강조했다. 박영대 기자
《‘스마트폰’이 올해 하반기 휴대전화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팬택은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품발표회를 열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와 인텔의 ‘벌버디’ 중앙처리장치(CPU)를 사용한 폴더형 스마트폰 ‘PH-S8000T’를 SK텔레콤용으로 선보였다. 스마트폰은 기존 휴대전화보다 CPU와 메모리의 용량을 크게 늘려 개인용 컴퓨터(PC) 수준의 작업을 할 수 있는 차세대 휴대전화다. 스마트폰은 수년 전부터 판매돼 왔으나 일부 모델은 고작 수천 대가 팔릴 만큼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KT가 한국HP의 스마트폰 ‘RW-6100’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SPH-M4300’을 6개월 동안 9만 대 가까이 팔면서 국내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다시 평가받는 계기가 됐다.》
○ 초고속인터넷 vs 이동통신서비스
팬택이 SK텔레콤용으로 선보인 스마트폰은 KT가 성공시킨 제품과 달리 ‘무선랜’ 기능이 빠져 있다. 기술이 부족한 게 아니라 SK텔레콤의 요청으로 무선랜 기능을 뺀 것이다.
SK텔레콤이 국내 무선랜 서비스 1위 업체 KT를 의식하고 일부러 기능을 제외한 것으로 관련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KT는 이동통신망보다 값은 싸면서도 속도는 더 빠른 무선랜 기능을 핵심기능으로 내세워 제품을 성공적으로 팔았다. 접속 가능한 지역이 제한적인 무선랜의 단점도 계열사인 KTF의 이동통신망을 함께 이용해 해결했다.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동영상과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는 무선랜은 이동통신사의 입장에서 보면 막대한 정보이용료와 데이터 통화료 수입을 갉아먹는 서비스다. 따라서 이동통신사에는 무선랜 기능이 수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팬택의 이상수 상무는 “SK텔레콤이 무선랜 기능이 필요 없다는 뜻을 밝혔다”며 “해외 수출용 스마트폰에는 무선랜 기능을 추가하지만 국내용 제품에는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KTF도 겉으로는 KT와 스마트폰 사업에 협력하고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내년 초 판매를 목표로 무선랜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스마트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 다음에는 어떤 스마트폰이 나올까
팬택에 이어 삼성전자도 다음 달 스마트폰 OS를 사용한 슬라이드형 휴대전화 ‘SPH-M600’을 내놓는다. 이 제품도 SK텔레콤용으로 무선랜 기능은 없다.
삼성전자는 “KT에 이어 SK텔레콤과 KTF 등 통신사업자의 스마트폰 수요가 만만치 않아 곧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으며 팬택은 내년 초 KTF용 스마트폰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