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세상을 떠난 인기 스타들의 보금자리가 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청아공원 내 납골당. 영화배우 이은주(왼쪽) 가수 길은정씨 등 스타들의 안치단은 지금도 수십 명의 팬들이 찾아와 꽃과 편지를 놓고 간다. 이동영 기자
개그맨 양종철, 탤런트 이미경, 그룹 원티드의 서재호, 가수 길은정, 영화배우 이은주, 탤런트 김무생, 코미디언 서동환, 고우영 화백….
왕성한 활동으로 웃음과 울음의 감동을 전해주던 스타들이다.
아쉽게 세상을 떠난 이들은 지금은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설문동 납골시설인 청아공원에 함께 있다.
이곳에는 스타들을 찾는 팬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깨끗하게 마련된 납골시설에서 수다를 떨며 한참 놀다 가기도 하는 등 납골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 화장문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록 몸은 갔지만 스타들은 화장문화에 앞장서 팬들과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이은주 씨와 서재호 씨의 안치단에는 생전의 젊은층 인기를 반영하듯 요즘도 매일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씨의 납골함에는 하루 평균 15∼20명의 팬들이 찾아와 고인이 좋아했던 녹차 음료와 장미를 놓고 추모한다는 게 공원 측의 귀띔이다.
서 씨의 경우에도 그가 좋아했던 음료수와 십자수, 사진, 초상화를 들고 찾아오는 젊은 팬들이 끊이지 않는다. 길은정 씨의 안치단에는 중장년 팬들이 찾아와 그를 추모하는 편지를 놓고 간다.
공원 측에서는 팬들이 놓고 가는 물건이 넘쳐나자 별도의 예단을 만들어 놓았다.
으슥한 산 중턱의 산소가 아니라 호텔 로비와 비슷한 수준으로 꾸며진 공간을 지나 가족사진과 꽃으로 꾸며진 안치단을 만나면 거부감이 없어지고 편하게 고인을 대할 수 있다는 것.
한 공원관계자는 “직접 고인을 만난 것처럼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팬클럽 회원들이 많다”며 “화장을 택한 스타들이 바람직한 장묘문화 정착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설에서는 2001∼2003년에 이상운, 황기순, 김흥국, 장윤창, 신태용, 이경실, 이홍렬, 박미선, 표인봉 등 인기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이 화장서약식에 동참했다. 이곳에는 국회의원과 연예인, 예술인 등 수십 명의 유명인 가족들이 안장돼 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