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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교육현장/인동초교 “도전! 학교기네스” 열풍

입력 | 2005-07-19 07:43:00


“지난해 열린 대회에서는 52cm를 통과해 인증서를 받았지만 올해는 반드시 50cm벽을 깨고 말거야.”(‘림보’ 기네스 기록 보유자)

“나는 지금 한국의 위인 140명을 외울 수 있는데 이 정도면 신기록을 수립할 수 있을까?”(‘한국의 위인쓰기’ 기네스 도전자)

인천 남동구 만수3동 인동초등학교 학생들은 매년 3월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 ‘인동 기네스(Guinness)대회’에 도전할 종목을 선택한다.

이 학교가 2000년부터 학습과 놀이 등 2개 부문으로 나눠 기네스 기록대회를 열고 있기 때문.

학습 부문은 각종 동식물 이름과 한국의 위인, 속담·격언, 한자성어 쓰기를 비롯해 동요·동시와 국가명·수도 외우기 등 21개 종목에 이른다.

특히 올해에는 교정에 심어 놓은 할미꽃 도라지 부들 질경이 등 국내에서 서식하는 132종의 야생화 등 자생식물에 대한 지식을 묻는 ‘우리학교 식물이름 쓰기’가 추가됐다.

놀이 부문도 제기차기 줄넘기 훌라후프 림보 축구공멀리차기와 집중력을 키워주는 동전과 성냥 높게 쌓기 등 21개 종목에서 실력을 겨룬다.

종목별 최고기록과 규정 등을 확인한 학생들은 저마다 종목을 결정하고 방과 후 가정에서 기록 갱신을 위한 연습에 들어간다.

각 종목에 대한 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은 매월 한 차례씩 학생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있다.

10월이 되면 전교생과 학부모들이 참가한 가운데 학년별로 인동 기네스 대회가 열린다.

신기록을 수립한 학생들에게는 학교가 발급한 기네스 인증서와 배지를 달아주고, 기네스기록대장에 영구 보존한다.

자신이 도전한 종목의 최고 실력자임을 증명하는 인증서를 거머쥔 학생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신기록에 도전하는 동안 흘린 땀방울의 소중함과 스스로 설정한 목표에 대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의 국가·수도이름 외우기 기록보유자(148개)인 5학년 권예은(11) 양은 “방과 후 집에서 아빠, 동생과 함께 게임을 통해 연습한 결과 현재 165개를 외울 수 있게 됐다”며 “경쟁자들이 많아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9월까지 170개 수준에 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재흥 교장(57)은 “학생들의 숨겨진 재능을 발굴하고 자발적인 학습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기네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여론을 수렴해 종목을 다양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