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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이 솟아오른다]1000년 休火山, 다시 活火山 되나

입력 | 2005-07-20 03:14:00


높이 2744m의 한반도 최고봉 백두산에 세계 학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그럴 가능성은 없지만 휴화산(休火山)인 백두산에서 화산활동이 재개되느냐가 관심의 대상이다. 서울대 문우일(文宇一), 연세대 원중선(元重善) 교수팀이 24일부터 열리는 ‘국제지구과학 및 원격탐사 심포지엄(IGARSS)’ 25주년 기념학회에서 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계기로 백두산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마그마 지대 2개 층 활동=연구팀은 지상 600km 상공을 도는 일본 지구자원탐사위성(JERS1)이 1992년 9월부터 1998년 10월까지 측정한 사진과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 자료를 종합한 뒤 컴퓨터로 실물과 같은 입체영상을 만들어 백두산이 천지(天池)를 중심으로 해마다 3mm씩 상승해 6년간 약 18mm가 솟아오른 사실을 밝혀냈다.

천지는 서기 1000년경 백두산 화산 대폭발 때 생긴 분화구. 이번 관찰로 마그마가 이 분화구를 중심으로 지각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지난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대학 에릭 헤틀란드 연구원은 지난해 7월 전문학술지 ‘테크토노피직스’에 1998년부터 2년간 백두산 지하에서 발생하는 지진파를 분석한 결과 지표면 아래 5∼10km, 15∼25km 두 군데에서 마그마 지대로 추정되는 고온의 영역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화산 폭발 가능성은 없어=마그마는 맨틀층(지하 30∼2900km) 부위에 있다가 힘이 강해지면 그 위의 지각층(지표∼지하 30km)을 뚫고 올라온다.

문 교수는 “화산이 폭발하기 수개월 전부터 수온 상승, 가스 분출, 지진 발생 등이 잦아지는데 백두산에서는 이런 전조 현상이 관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백두산이 비교적 최근까지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좀 더 전문적인 연구와 측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하수지열연구부 박기화(朴箕和) 책임연구원은 “마그마가 지하 몇 km 지점에서부터 지상으로 분출하는지는 지질의 특성에 좌우된다”며 “백두산 현지에서 지질을 분석하고 수온 변화와 가스 분출 상태를 장기간 확인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