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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파업 ‘大亂’ 없었지만 무더위속 환자 조마조마

입력 | 2005-07-21 03:11:00

“뭐하는 겁니까”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20일 서울 고려대안암병원에 진료를 받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온 한 환자가 파업 중인 노조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에 이어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병원노조)도 20일 오전 7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파업 참가 병원이 병원노조의 당초 계획과 달리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준 데다 파업을 벌인 병원에서도 응급실, 수술실, 신생아실, 중환자실 등 필수 업무 부서에 최소한의 인력을 남겨 지난해와 같은 의료대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파업 돌입=노동부는 이날 6개 병원, 1100여 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병원노조는 14개 병원, 3000여 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병원노조 측의 집계는 비번자를 중심으로 집회에 참가한 병원까지 합산한 것이다.

병원노조는 20일 오전까지 사측과 밤샘협상을 벌여 일부 쟁점에 진전을 봤으나 핵심 쟁점인 △주5일 근무제 확대 시행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산별 최저임금 보장 △임금 인상 등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20일 파업참여 병원 현황전면 파업부산 대남병원부분 파업고려대의료원
한양대의료원
이화의료원
수원의료원
보훈병원합계6곳, 1144명 참가20일 파업참여 병원 현황

병원 노사가 직권중재 시한인 22일까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중재재정 결정이 내려진다. 중노위의 중재재정은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을 지녀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

▽큰 혼란 없어=그러나 파업 효과는 당초 21개 병원이 참가할 것으로 내다봤던 노조의 예상에 크게 못 미쳤다. 경희의료원 등 산별노조와 별도로 각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으로 노사 합의를 이룬 병원들이 줄줄이 이탈한 데다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4대 병원이 빠지면서 파업 동력이 크게 약화됐다.

고려대의료원은 필수 업무 부서의 노조원이 파업에 참가하지 않아 근무 형태가 바뀌거나 수술 등에 차질이 없었다. 조합원 1900명 중 비번인 조합원을 중심으로 200여 명이 농성에 들어간 한양대병원에서도 ‘의료 공백’은 미미했다.

▽양대 노총 집회=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3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양대 노총 전국단위노조대표자결의대회’를 열어 정부의 노동정책을 규탄하고 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 303명이 집단 사퇴한다고 밝혔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