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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놀랍다 이영표, 아깝다 히딩크

입력 | 2005-07-21 03:11:00

날개 편 이영표PSV 아인트호벤의 이영표가 20일 2005피스컵 코리아축구대회 올림피크 리옹과의 경기 전반 37분 왼쪽 돌파 뒤 문전 앞으로 찔러 준 공을 호베르트가 골로 연결하자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수원=연합


“사랑해요. 영표.”

거스 히딩크 PSV 아인트호벤 감독은 공수에서 맹위를 떨치는 ‘꾀돌이’ 이영표를 보면서 연방 미소를 지어 보였다. 비록 결승행 티켓을 놓쳤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도 어깨를 두드리며 애정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이영표의 활약도 멋졌지만 이영표의 프랑스 AS모나코행 이적 협상이 결렬돼 더욱 예뻐 보였다.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5피스컵코리아축구대회 A조 아인트호벤(네덜란드)과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의 경기. 이영표는 AS모나코가 이적료가 너무 많다며 영입을 포기한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공수에서 맹위를 떨쳤다. 전반 37분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왼쪽 돌파에 이은 절묘한 패스로 호베르트의 선제골을 도왔고 수비에서도 실뱅 윌토르, 욘 카레브 등을 철저하게 막았다.

4만1812명의 팬들은 태극전사 이영표가 볼을 잡을 때마다 함성과 박수를 쏟아내 마치 홈경기를 펼치는 듯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이날 관중은 아인트호벤-성남 일화의 개막전(6만2000명) 이후 최다. 그만큼 이영표의 인기는 대단했다.

히딩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이영표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영표의 이적문제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이영표는 훌륭한 선수이고 우리 팀의 중요한 자원이다.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의 강팀으로 간다면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이영표는 인터뷰 없이 경기장을 떠났다.

하지만 이영표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아인트호벤은 1-1로 비기는 바람에 결승행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1승 2무(승점 5)로 동률을 이뤘고 골득실까지 +1로 같았으나 다득점에서 리옹(4)이 아인트호벤(3)에 앞서 조 1위에만 주어지는 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2003년 첫 대회 결승에서 아인트호벤에 우승컵을 내줬던 리옹은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시작 2분 만에 플로랑 말루다가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려 2년 만에 정상에 재도전하게 됐다.

리옹은 21일 토튼햄 핫스퍼-레알 소시에다드전 등 2경기를 통해 가려지는 B조 1위팀과 24일 우승을 다툰다.

한편 온세 칼다스(콜롬비아)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성남을 1-0으로 누르고 역시 1승 2무를 기록했지만 아인트호벤에 다득점(2)에서 밀려 3위에 그쳤다. K리그의 자존심을 걸고 1승 사냥에 나섰던 성남은 후반 27분 크리스티안 루이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3전 전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수원=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노동현(한국외국어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