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로 듣고 최소로 지시하기.
세계적 반도체 회사인 일본 롬(Rohm)사의 사토 겐이치로(佐藤硏一郞·사진) 사장이 20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성공 경영 비결이다. 이른바 과묵(寡默)의 리더십.
그는 종종 6시간짜리 회의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듣기만 한다.
그는 “나는 임직원들이 주장하는 것을 주의 깊게 듣고 지시는 정말 필요할 때만 한다”고 말했다.
말이 많아지면 부하 직원들이 제대로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그 말의 영향력이 작아진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분기(3개월)당 1회 정도만 확실한 지시를 내려 보낸다.
그의 이런 조용한 경영 방식은 바이올린 연주자의 아들로 태어나 한때 피아니스트를 꿈꿨고 지금도 고전음악에 심취해 있는 성장 배경과 관계있는 것 같다고 FT는 분석했다.
그 스스로 기업 경영을 오케스트라 지휘에 비유했다. 그는 “무대 위의 지휘자는 ‘말’로 지시해선 안 된다. (세계적인 일본인 지휘자인) 오자와 세이지(小澤征爾)의 지휘는 요란하진 않지만 매우 설득력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력 업종을 수시로 바꾸는 일부 다국적기업의 행태를 비판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회사는 ‘사냥꾼’이 아니라 ‘농사꾼’이다. 극적인 (사업) 성과를 좇아 다니기보다 기초를 잘 닦고 때가 되면 결실을 수확하는 것이 우리 스타일이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