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임우선 대학생 인턴기자
전국 로또복권 판매소는 8183곳으로 591곳(7.2%)에서 1등이 나왔다. 1등이 3번 이상 나온 곳은 서울, 경기 수원 용인시, 충북 청주시, 충남 홍성군, 부산 등 6곳.
이 가운데 충남 홍성군 오관리의 ‘천하명당 복권방’은 로또 1등이 5번 나온 곳으로 유명하다. 이 복권방에서 나온 1등 당첨금만 228억8000만 원에 달하며 2등 당첨도 7번이나 된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천하명당 복권방’은 전국에서 대박의 꿈을 안고 온 이들로 늘 붐빈다. 이들은 어떤 꿈을 좇아 이곳까지 왔을까.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신성미(서울대 사회학과 4년) 임우선(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년) 씨가 다녀왔다.
○ “원 없이 돈쓰고 해외 여행가고 싶다”
로또의 꿈은 각양각색이었다. 그러나 20대는 당첨되면 해외로 떠나겠다고 한 반면 중장년층은 노인 복지 사업 등 불우이웃을 돕겠다고 말해 대조를 보였다.
한 20대 부부는 세 살배기 아들과 함께 와 “교육비 걱정 때문에 둘째를 낳지 못한다”며 “당첨되면 둘째를 낳는 게 0순위”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곳에 줄을 선 이들의 꿈을 정리했다.
“집 사고 싶다.”(정모 씨·81·여·홍성군) “일단 여행간다.”(최모 씨·50·홍성군) “해외로 곧장 뜰 것이다. 돈 펑펑 쓰면서 놀고 싶다.”(박모 씨·23·충남 예산군) “해외로 가서 돌아오지 않고 그곳에서 살겠다.”(대학생 홍모 씨·21) “돈 없는 사람들 집 사주고 싶다.”(김모 씨·55·대구) “사회봉사 사업하고 싶다”(강모 씨·33·대전) “10%는 불우이웃 돕고 나머지는 저축하겠다.”(강모 씨·경기 안산시) “불우이웃 돕고 싶다.”(김모 씨·50·홍성군) “양로원 사업해서 외로운 노인들 돕고 싶다. 이렇게 번 돈을 혼자 가지겠다고 하면 못쓴다.”(김모 씨·50·예산군) “노인 복지 사업을 하겠다. 노인들이 자살한다는데 이래갖고 나라 꼴이 되겠느냐?”(김모 씨·59·서울 강서구 등촌동)
“당첨돼도 나눠줘야 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김모 씨·28·충남 논산시) “마누라랑 손잡고 해외여행 다녀야지. 아직 국내여행도 제대로 못했다.”(박모 씨·50·홍성군) “딸 쌍꺼풀 수술도 시켜주고 싶다. 아이가 넷이어서 갈 길이 멀고 할 일이 많다.”(박모 씨·49·충남 천안시) “원 없이 돈 쓰고 싶다.”(30대 주부) “저축해서 이자로 살겠다.”(20대 중반 커플) “1등되면 주변에서 엄청 괴롭힌다는데….”(40대 여성·서울) “로또는 욕심 안 내고 심심풀이로 하는 것이다.”(최모 씨·54·충남 부여군) “매주 10만 원어치 하는데 별다른 욕심없이 편안하게 하려 한다.”(김모 씨·50·충북 진천군) “당첨될 확률이 낮고, 당첨된 뒤 불행해진다고 해서 크게 바라지 않는다. 그냥 재미삼아 해본다.”(김모 씨·47·홍성군) “여자 친구도 사귀고 한국이 좋아 한국에서 평생 살겠다.”(인도네시아 출신 근로자 가항 씨·23)
○ 주말에는 도로 막혀 경찰관이 교통정리
9일 오후 4시경 복권방 앞에는 이미 복권을 사러온 이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일요일에는 관광버스를 타고 단체로 오기도 한다. 주말에는 특히 붐비기 때문에 주인 강연순(52) 씨는 자동 로또를 미리 뽑아 팔고 있다. 남편 박성민(58) 씨도 연방 로또를 뽑느라 정신이 없고 두 아들도 판매를 돕고 있다.
전화와 온라인 구매까지 합쳐 하루 평균 손님은 3000여 명으로 일주일 매출이 6000만∼7000만 원에 이른다.
복권방 인근 도로는 주차장이 된지 오래. 교통경찰관 2명이 정리에 나서고, 상이군경회 회원들이 주차 관리를 하고 있다.
강 씨는 풍수적으로 이곳이 명당이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우리 집의 위치, 로또 발권기가 놓인 방향, 남편의 사주 등 삼박자가 다 좋다고 하더라고. 복권방 시작하고 난 뒤 누가 좋지 않다고 해서 집에 있는 큰 나무를 베어냈는데 그 뒤로 1등 당첨자가 줄을 잇기 시작했어.”
수도관이 터지는 등 집에서 물과 관련된 사건이 있을 때마다 1등 당첨자가 나왔다는 말은 잘 알려진 사실. 강 씨는 지하수 배관꼭지, 보일러 배관, 화장실 배관이 터지거나 기름 탱크에서 기름이 새면 1등 당첨자가 나왔다고 말했다.
복권을 사러온 이들은 ‘명당’의 기운을 얻겠다며 여러 가지 행동으로 행운을 기대한다. 한 20대 여성은 “이곳 간판 사진을 휴대전화의 바탕화면으로 해놓으면 다른 행운이라도 오지 않겠느냐”며 간판을 찍었다. 또 물이 터질 때마다 1등이 나왔다고 해서 가게 앞에 물을 뿌리거나 주인의 손을 문지르고 가는 이들도 있다.
정리=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로또 1등 3회 이상 당첨 업소상호위치1등배출횟수전화천하명당충남 홍성5회041-634-0808대박찬스충북 청주4회043-234-4433
천하명당부산 동구4회051-637-7747스파서울 노원구3회02-951-6465로또삼성 복권방경기 수원3회031-214-8249유방매표소경기 용인3회031-338-2510자료: 미래사회전략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