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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동의원 平統행사장 추태

입력 | 2005-07-23 03:05:00

맥주 세례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오른쪽 뒷모습)이 2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송파구협의회 12기 출범회의에서 축사 기회를 주지 않은 데 대해 항의하며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가운데)의 얼굴에 맥주를 끼얹고 있다. 연합


한나라당 박계동(朴啓東·서울 송파을) 의원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행사장에서 이재정(李在禎)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의 얼굴에 맥주를 끼얹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달에는 같은 당의 곽성문(郭成文·대구 중-남) 의원이 골프장에서 ‘술자리 난동’을 벌여 당 이미지에 먹칠을 한 바 있다.

박 의원은 21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통 송파구지역협의회 12기 출범식에서 축사를 해달라는 민주평통 측의 요청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160여 명이 모인 이날 행사는 오후 7시경 시작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1부 행사인 송파구지역협의회 신임 자문위원에 대한 위촉장 수여식에서 사회자는 이 수석부의장의 축사가 끝난 뒤 시간 부족을 이유로 박 의원의 축사를 생략했다.

이어 2부 만찬에서 사회자가 박 의원에게 건배 제의를 부탁하자 박 의원은 “말 한마디 못하게 하고 박수만 치라는 것이냐”, “국회의원을 불러놓고 이렇게 대접하느냐”고 항의했다.

그러자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이 수석부의장이 “후배가 그럴 수 있어? 인마”라고 제지했다. 이 수석부의장과 박 의원은 둘 다 고려대 출신으로 민주화운동을 했으며 이 수석부의장이 박 의원보다 8년 연상이다.

이에 박 의원이 “뭐 인마? 여기가 선후배 따지는 자리냐”고 맞받아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박 의원 측은 부인하지만 일부 참석자는 박 의원의 입에서 욕설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 수석부의장이 “이 자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박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 수석부의장의 얼굴에 맥주를 뿌렸다. 이후 박 의원은 주변의 만류로 행사장을 떠났다.

심재안(沈載岸) 민주평통 송파구지역협의회장은 “박 의원이 술을 뿌린 뒤 술잔을 내게 던져 머리에서 피가 나고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며 “박 의원을 고소하고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퇴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술잔을 던진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민주평통이 열린우리당 홍보기관처럼 편향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축사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민주평통 활동을 문제 삼아 온 야당 의원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