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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구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폐지? 유지?

입력 | 2005-07-26 03:08:00


1가구 1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非)과세 제도의 폐지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조세 형평성을 위해 집을 팔아 차익을 남겼다면 1가구 1주택이라도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도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의 하나로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어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제도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보유세 강화에 이어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제도까지 건드리면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 논란이 예상된다.

▽ 정치권의 양도세 비과세 폐지 주장=일정 요건을 갖춘 1가구 1주택 보유자에 대해 양도세를 물리지 않는 1주택 양도세 특례 제도는 1974년부터 유지되어 왔다.

비과세 요건은 조금씩 변해 왔는데 현재는 1주택을 3년 이상 보유(서울, 경기 과천시, 성남시 분당, 고양시 일산, 안양시 평촌, 군포시 산본, 부천시 중동 지역은 2년 이상 살아야 함)한 뒤 팔면 양도세를 물리지 않는다. 단 매각 가격이 6억 원을 넘는 집은 6억 원 초과분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야 한다.

이런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최근 정치권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과 과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이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나라당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김효석(金孝錫)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5일 양도세 비과세 제도의 폐지를 공식적으로 주장했다.

내년부터 실시되는 주택거래 실거래가 신고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라도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제도를 폐지하고 세금 신고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정치권은 소득공제 방식을 도입해 일정 금액을 넘지 않는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리지 말자는 입장이다.

▽ 부담스러워 하는 정부=정부는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제도의 폐지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원칙에는 부합한다고 보면서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부정적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2003년 ‘10·29대책’을 발표할 때 1주택 비과세 제도를 소득공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중장기 과제에 포함했다가 반대 여론을 의식해 포기했다.

올해 초에는 재정경제부가 업무계획에서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등 각종 비과세 감면제도의 폐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가 서둘러 취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현재 정부 차원에서 중장기 조세개혁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제도의 폐지 문제도 어떤 식으로든 거론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부동산 정책의 주도권을 여당이 쥐고 있다는 점에서 8월 말 발표될 부동산종합대책을 위한 당정 협의 과정에서도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 1주택자 세 부담 증가 논란=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에 이어 1주택 양도세 비과세 문제까지 본격적으로 거론되면서 정부가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너무 높이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곽태원(郭泰元)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1주택 양도세 비과세를 폐지하면 서민들이 이사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생각할 수 있다”며 “실거래가 과세 근거를 위해 세무서에 신고만 하도록 하고 양도세 비과세 혜택은 유지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임주영(林周瑩)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양도세 비과세를 소득공제 형태로 바꾼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1주택자에게도 양도세를 물린다는 의미”라면서 “과세표준이 시가에 맞춰 현실화되면서 취득·등록세와 보유세가 급증하고 있는데 양도세 부담까지 높인다면 부동산 세금을 너무 올린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