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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박지성 “천안문 넓죠, 제 앞길처럼요”

입력 | 2005-07-26 03:09:00

드넓은 톈안먼 광장을 배경으로 활짝 웃고 있는 박지성.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동료들과 손발을 잘 맞춰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베이징=정재윤 기자


“이제 사전 훈련이나 사인 없이도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어요.”

25일 저녁 베이징 관광을 나선 박지성을 단독으로 만났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과 함께 톈안먼(天安門)과 징산(景山)공원 투어에 나선 길을 중국 사진기자들과 함께 갔다.

맨체스터 선수들은 오후 6시 반부터 1시간 동안 일반 관객의 입장이 끝난 톈안먼을 철저한 경호 속에 둘러볼 수 있었다. 구단 관계자들과 사전에 허가된 사진기자들만이 동행했다. 선수들은 평소에도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된 톈안먼 성문 안 황실의 의자도 앉아볼 수 있었다.

박지성은 차분한 가운데 자신감이 넘쳤다.

“톈안먼과 쯔진청(紫禁城)이 넓긴 정말로 넓네요. 하지만 관광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교토에서도 사실 관광은 별로 안 다녔어요.”

박지성은 자유시간에는 방안에서 “아무 생각 없이 쉬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뤼트 반 니스텔로이와 친하긴 한데 다른 선수들과도 두루 친하게 지내요. 영어로 얘기하는 것도 큰 불편은 없고요.”

투어 중에 호텔에서 따로 피트니스 센터를 찾지는 않는다고.

박지성은 맨체스터와 아인트호벤의 가장 큰 차이를 ‘밥’으로 들었다.

“맨체스터 한식당과 중국식당을 자주 갔는데, 입맛에 맞고 맛있어서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맨체스터와 동행하고 있는 조광래 감독이 24일 밤에도 팀과 함께 다니느라 개인행동을 할 수 없는 박지성을 위해 튀김덮밥과 감자를 일부러 한국식당에서 사서 갖다 주기도 했다.

“조 감독님께는 정말 감사드리고 있어요. 밥도 맛있게 먹었고요.”

팀 내 포지션이나 경쟁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박지성은 “어느 팀이건 경쟁이 있고 당연히 제가 이겨 나가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팀에 적응해 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박지성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훈련을 같이하면서 팀원들과 손발을 맞춰 나가는 게 중요해요. 시간이 좀 필요하겠죠.”

팀 내 어느 선수보다도 더 열심히 땀을 흘렸던 그를 옆에서 보았기에 그 ‘시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톈안먼 광장을 둘러본 선수들은 이어 베이징 시내 전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징산 공원으로 갔다. 10여분간 징산 공원의 산길을 올라가니 그제야 찬바람이 불었다.

박지성은 “홍콩만 그런 줄 알았더니 베이징도 정말 덥네요”라고 말했다.

박지성은 26일 오후 8시 30분 베이징 셴다이(현대)와의 경기에 출전한다. SBS스포츠채널이 생중계.

베이징=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