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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e메일 대화 새나간다…모니터링SW 美서 판매 논란

입력 | 2005-07-27 03:06:00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불법 도청에 따른 ‘X파일’ 논란이 문제가 된 가운데 최근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e메일 내용과 메신저 대화 내용을 엿보는 소프트웨어가 판매돼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몇몇 소프트웨어 업체에서는 메신저의 문자대화 내용이나 포털 사이트의 e메일 등을 훔쳐볼 수 있는 모니터링 소프트웨어를 홈페이지에서 내려받는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런 소프트웨어는 신용카드만 있으면 세계 어디서든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은 기능과 용도에 따라 50달러(약 5만 원)에서 200달러(약 20만 원)에 이른다.

예를 들어 179달러에 판매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회사의 중앙 컴퓨터에 설치하면 회사 네트워크에 접속한 개인의 메신저 대화 내용과 e메일 내용을 모두 엿볼 수 있다.

또 다른 사용자의 개인용 컴퓨터(PC)에 몰래 설치하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타인의 PC에 오가는 메신저 대화 내용과 e메일을 자신의 e메일 주소로 ‘배달’ 받을 수 있는 개인용 소프트웨어는 100달러 이하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그동안 기업에서는 기업 보안 등을 위해 이런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이런 소프트웨어가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개인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자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전화가 아니라 메신저와 e메일이라고 해도 상대방의 동의 없이 대화를 엿보는 행위는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안철수연구소 등 정보보안 업계에서는 “기업에서 합법적인 관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은 백신 프로그램에도 잡히지 않지만 몰래 설치된 엿보기 프로그램은 백신 프로그램으로 찾아낼 수 있다”며 사용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