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이틀째 열린 6자회담에서 각국 수석대표는 전체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 핵문제에 대한 자국의 견해를 밝히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북한과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현격한 견해차를 드러내는 등 종전의 주장을 거의 되풀이해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6개국은 이번 회담에서 ‘핵 폐기 대 보상’ 원칙을 담은 공동 합의문을 발표하자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김계관(金桂寬) 북한 외무성 부상은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핵 위협이 제거되고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면 핵을 모두 포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부상은 비핵화의 범위와 관련해 ‘남북한의 비핵지대화’가 이뤄져야 하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과 남한의 핵무기 철폐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미국이 지난해 6월 3차 6자회담에서 단계적 핵 폐기안으로 내놓은 이른바 ‘6월 제안’을 선(先) 핵 폐기 강요라는 이유로 공식 거부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대신 다른 참가국은 대북(對北) 안전보장과 교역 투자 등 경제협력 조치를 실행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