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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충남 시군의원 체육대회 하루비용이 1억4598만원

입력 | 2005-07-28 08:28:00


충남도내 16개 시군 의원들이 지난달 10일 천안 유관순기념체육관에서 체육대회를 가졌다.

체육대회는 시군의원 간의 화합을 다지기 위해 올해 처음 열렸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동 대처할 현안이 많아지면서 시군 의회 간의 공조도 중요해 지는 점을 감안했다.

문제는 과도한 행사 경비. 민주노동당 충남도당과 전국공무원노조 충남지역본부가 체육대회 예산 내역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215명의 하루 체육대회 경비로 1억4598만원을 책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1인당 67만원 꼴로 시 군청 일용 인부의 한달 임금(60만원 안팎)을 넘는 액수이다.

특히 계룡시 의회는 의원 7명분 예산으로 798만원을 책정해 1인당 100만원을 넘겼다.

책정된 예산 내역을 보면 예산군의회(의원 13명)의 경우 식비 105만원, 피복비 570만원이었다. 의원수가 같은 당진군의회는 식비 172만원, 피복비 903만원으로 더 많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 이날 체육대회에는 통상 등장하는 도시락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점심은 출장 요리로, 저녁은 지역으로 되돌아와 해당 시군 음식점에서 또는 돌아오는 도중 식당에 들러 했다.

A 군의회의 경우를 확인해 보니 의원 13명, 부인 13명, 의회 사무처 직원 17명 등 43명이 체육대회에 참석했다.

식비가 1인당 4만 원 가량 든 셈이나 많이 양보해 그렇다고 치자. 그러나 피복비는 납득하기 어렵다.

고급 체육복 상하의(20만원 상당)와 모자 운동화 티셔츠까지 등 속옷만 빼고 일괄 구입해 의원은 물론 부인과 직원에게 지급했기 때문이다. 전공노 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개인 돈이면 이렇게 흥청망청 썼겠느냐”고 말했다.

A 군 의회 관계자는 “예산을 상정해 심의를 거쳐 책정됐고 그에 따라 집행했을 뿐”이라며 “사람들이 예산을 과다 책정했다고 하는데 내부적으로 그에 동조하는 의견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들 시군의회가 앞으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낭비를 어떻게 견제할 수 있을지, 예산을 흥청망청 쓴다고 호통칠 경우 관련 공무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진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