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인어한국 여자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결선에 진출한 이남은.몬트리올=전 창 기자
한국 수영이 세계선수권대회 결선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여고생 이남은(16·울산 효정고 1년)이 28일 캐나다 몬트리올 장드라포 공원에서 열린 제11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배영 50m 준결승 2조에서 28초 95로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며 준결승 기록종합 7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당당히 진출했다.
한국 경영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선에 오르긴 1998년 제8회 퍼스대회에서 한규철(당시 경기고)이 남자 접영 200m 결선에 진출한 이후 7년 만이며 여자 선수로는 사상 최초. 지난해 8월 아테네 올림픽에서 남유선(20·서울대)이 여자 개인혼영 400m 결선에 진출한 데 이은 또 하나의 한국 수영 기량 향상의 증거.
이남은의 이날 기록은 심민지(당시 연세대)가 2003년 제10회 바르셀로나대회 준결승에서 12위를 하며 세웠던 종전 한국기록(29초 05)을 0.1초 앞당겼다. 이남은은 이날 준결승 진출자 16명 중에서 버저 후 반응시간이 0.55초로 가장 빨랐다. 결선은 29일 열린다.
‘원조 인어’ 최윤희가 1982년 뉴델리와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대회 여자 배영 100m와 200m를 2연패 할 수 있도록 조련했던 유운겸(56) 대표팀 감독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9년 만에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대표팀에 복귀했는데 착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가 지도자에게 큰 기쁨을 안겼다”고 감격해 했다.
장거리 ‘지존’ 그란트 하켓(25·호주)은 이날 남자 자유형 800m에서 7분 38초 65로 2001년 후쿠오카대회에서 이언 소프(23·호주)가 세웠던 종전 기록(7분 39초 16)을 0.51초 앞당기며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대회 첫날 자유형 400m에 이어 2번째 금메달.
몬트리올=전 창 기자 jeon@donga.com
▼이남은 누구인가▼
“터치판을 두드리고 나서 전광판을 보고 내 기록이 아닌 줄 알았어요.”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결선에 진출한 이남은은 경기 직후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1년 전부터 낀 치아 교정틀이 가끔 잇몸을 씹어 아픈 것이 요즘 고민거리라는 10대 소녀 이남은은 “26일 배영 100m 기록이 신통치 않아서 (배영 50m가) 개인종목 마지막 경기라 죽을힘을 다했더니 되더라”며 밝게 웃었다.
168cm, 59kg에 순발력이 뛰어난 그는 울산 화진여중 2학년이던 2003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남은은 부모가 모두 육상선수 출신으로 초등학교 교사인 이신우(42) 김미정(41) 씨의 1남 2녀 중 차녀. 어머니 김 씨는 특히 울산동부초등학교 수영감독을 맡고 있고 이 학교 4학년에 다니는 동생 이상선(10)은 올해 소년체전 배영 50m에서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몬트리올=전 창 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