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친구가 생겼어요/바르브로 린드그렌 글·울리세스 빈젤 그림·조용수 옮김/59쪽·8500원·경독(4∼7세)
친구의 소중함과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 부드럽고 따뜻한 색감과 동글동글한 선의 일러스트레이션이 친근한 느낌을 준다.
주인공 ‘꼬마 아저씨’는 착하지만 작고 어수룩해 보이는 외모 탓에 사람들에게 이유 없이 괴롭힘을 당하는 외톨이다. 어느 날 꼬마 아저씨 앞에 덩치 큰 개가 나타난다. 꼬마 아저씨가 개를 위해 매일 비스킷을 준비하고, 조금씩 친해져 가는 모습은 꼭 여우를 길들이던 어린왕자를 닮았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길들이고’ ‘길들여지는’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
혹시 내성적이거나 친구가 없는 자녀를 둔 엄마라면 꼬마 아저씨가 큰 개와 친해지는 대목을 읽어주면서 이렇게 일러주면 좋겠다. “친구를 사귀려면 먼저 네가 마음을 열고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거란다.”
마침내 친구가 생긴 꼬마 아저씨. 꼬마 아저씨는 자신의 침대와 아침밥을 나눠 주고, 개는 꼬마 아저씨를 괴롭히는 이들을 혼내준다. 친구란 그런 존재다. 내 것을 기꺼이 내주고 싶고, 일상을 함께 나누며, 어려운 일이 닥치면 함께 헤쳐 나가는.
둘만의 행복했던 시간은 귀여운 소녀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상황을 맞는다.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개가 소녀와 친해지자 꼬마 아저씨는 슬퍼한다. 하지만 ‘둘’이 아닌 ‘셋’의 우정도 있는 법. 친구는 혼자만 독점하거나 소유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도 자연스럽게 말해줄 수 있지 않을까.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