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은 6자회담 나흘째인 29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네 번째 양자협의를 갖고 북한 핵문제를 논의했으나 한반도 비핵화의 개념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이날 오전 1시간 반 동안 만나 고농축우라늄(HEU) 핵 프로그램의 존재 여부와 ‘평화적 핵’을 폐기 대상에 포함시키느냐는 문제를 놓고 집중 협상을 벌였다. 북-미 관계정상화를 포함한 핵 폐기 조건에 대해서도 협의했으나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대표단은 북-미 양자협의 직후 미국 및 북한 대표단과 각각 만나 쟁점에 대한 중재를 시도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북-미 양자협의에 이어 열린 6개국 수석대표회의는 합의문 초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40분 만에 끝났다.
그러나 한국 측 차석대표인 조태용(趙太庸)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그간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6개국이 머리를 맞대고 결과물을 얻는 단계로 넘어간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해 조만간 합의문 초안 작성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6개국은 30일 수석대표회의를 다시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베이징=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