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6자회담 참가국들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1992년 남북한이 체결한 ‘한반도 비핵화 남북공동선언’을 기초로 합의문 작성을 진행 중인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한반도 비핵화나 핵 문제를 다루는 데 준거기준으로 삼아야 할 가장 좋은 것은 남북공동선언”이라며 “그런 기초 위에서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공동선언은 남북한이 한반도에서 핵 전쟁의 위험을 제거하고 평화통일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체결한 것. 이후 북한이 핵 개발에 나서면서 사실상 파기됐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북한 핵 폐기 및 보상의 원칙과 관련해 “행동은 동시성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해 ‘선(先) 핵 폐기’나 ‘선(先) 북-미 관계 정상화’ 주장 모두 합의문에 들어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6자회담 개막 엿새째인 이날 북한과 미국은 다섯 번째 양자협의를 가졌으나 고농축우라늄(HEU) 핵 프로그램 보유 문제 등 몇 가지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북한이 평화적 핵 이용 차원에서 요구하고 있는 경수로 건설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이 ‘북핵문제가 종료되고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해 국제적 신뢰를 쌓은 후에나 검토할 문제’라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