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논술 주제
한 학교 체육대회에서 수십 마리의 닭을 풀어놓고, 잡은 사람이 가져가는 ‘닭 잡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행사 도중 많은 닭들이 심하게 다치거나 죽기도 했답니다. 이에 대해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비난 의견이 있습니다. 반면 닭은 우리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음식의 재료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300자 내외로 적어 보세요.(6학년 도덕 2단원 소중한 생명 20∼35쪽)
○남수정 대구 학남초교 5학년
닭 잡기 행사를 하면서 닭들을 다치게 하거나, 죽이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닭들에게도 생명이 있는데, 그 생명을 함부로 다루었기 때문이다. 특히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쳐야 할 학교에서 이러한 행사를 하는 것은 교육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 중 닭을 다치게 하거나 죽게 한 학생들은 앞으로 다른 동물들도 학대하거나 잔인하게 다룰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리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게 되고, 생명의 소중함도 깨닫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들판의 풀 한 포기나 개미 한 마리의 생명도 소중하게 다루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가연 서울 삼각산초교 4학년
닭들도 생명이 있다. 그런데 그 생명을 함부로 다룬다는 것은 우리의 생명을 함부로 다루는 것이나 똑같다. 물론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음식의 재료이기도 하지만 일부러 사람들의 재미를 위해서 귀중한 생명을 죽이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동물이라고 생명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지만 닭들도 목숨이 있다. 닭들을 재미로 죽이는 것은 사람들의 생명도 우습게 여기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이런 행사들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동물을 위해서라도 동물의 생명을 함부로 다루는 행위는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총평
남수정 학생의 글은 주장과 근거가 분명하다. 학교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한 행사라는 점에서 특히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생명은 소중하기 때문에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라는 보편적 표현에 그치지 않고, 논란의 대상이 된 구체적 상황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을 정리함으로써 글의 현실감과 설득력이 한결 높아졌다.
아쉬운 점은 논제에 포함되어 있는 고려 사항들 중 ‘닭은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음식의 재료’라는 내용을 놓쳤다는 것이다. 답안을 작성할 때는 논제에 포함되어 있는 모든 고려 사항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가연 학생의 글은 닭 잡기 행사에서 생명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본질적인 측면을 분명하게 짚어냈다. 하지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데 있어 ‘닭을 음식의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 죽이는 것’과 ‘재미를 위해서 죽이는 것’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분명히 밝히지 않은 채 지나갔다. 유사한 주장을 반복하는 문장들을 제거하고, 이 두 상황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면 한결 치밀한 주장글이 될 것이다.
심유미 대성독서논술연구소 연구실장
■ 초등학생 다음(8월 16일) 주제
영화배우, 요리사, 물리학자, 경비원…. 세상에는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다양한 직업이 있습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구걸하는 일도 직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맞다고 생각하면 왜 그런지, 그렇지 않다면 왜 그렇지 않은지 여러분의 생각과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300자 내외로 적어 보세요.(4학년 1학기 사회 2단원 우리 시·도의 발전하는 경제 68∼72쪽, 5학년 도덕 6단원 나와 우리 76∼88쪽)
○고교생은 5일까지, 초등학생은 12일까지 학교, 학년, 주소, 연락처와 함께 글을 보내주세요. 다음 주는 중학생 논술이 실립니다. 50명을 선정해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글 보낼 곳: nons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