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은 “이번 3집은 가수 생활 10년을 정리하는 음반인 만큼 나만의 색깔을 담으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그래서 제목도 ‘디스 이즈 미’”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퀸 엔터테인먼트
《“세월 탓이겠지요….”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팔뚝, 구릿빛 피부, 댄스 그룹 ‘터보’.
가수 김종국(28)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은 모두 동적인 이미지다.
그런 그가 지난해 발라드 ‘한 남자’로 여심(女心)을 잡고 지난달 발매한 3집 타이틀곡 ‘제자리걸음’으로는 차트 진입 3주 만에 가요순위 프로그램 1위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그가 세월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 3… 세 번째 앨범 ‘디스 이즈 미’
“다들 이제 제가 좀 친숙해졌다고 하더라고요. 데뷔 초엔 내성적이고 조용해서 존재감도 없었는데 지금은 이웃집 오빠 같다는 말 많이 들어요. 음악 취향이 댄스에서 발라드로 바뀐 것도 큰 변화랍니다.”
3집의 제목 ‘디스 이즈 미’에서 ‘미(me)’는 김종국 자신을 뜻한다. 그 안에는 ‘데뷔 10년 차 가수로서 지금까지의 음악 생활을 종합하고 싶었던’이란 긴 수식어가 생략돼 있기도 하다.
“‘사랑스러워’나 ‘원나잇’처럼 ‘터보’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발랄한 댄스곡부터 ‘한 남자’를 연상케 하는 ‘그녀의 남자에게’나 ‘제자리걸음’ ‘연습’ 같은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까지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모습을 나름대로 정리해놓은 음반이에요.”
● 10… 데뷔 10년
1995년 댄스 듀엣 ‘터보’로 데뷔한 그는 1996년 2집 ‘트위스트 킹’으로 데뷔 1년 만에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인기 그룹 출신인 그에게 ‘터보’는 성공의 발판이었지만 솔로가수로서는 넘어야할 산이기도 했다.
“지금도 ‘터보’ 때문에 많이 부담돼요. 그래서 ‘한 남자’가 히트한 것도, ‘제자리걸음’이 1위에 오를 것도 전혀 예측 못했죠. 다만 ‘터보’ 시절보다 책임감이 좀 커졌다고 할까요. 이제는 ‘터보’가 아니라 김종국 제 이름 석자를 걸고 혼자 무대에 서니까요.”
‘한 남자’의 히트 후 그는 또 걱정했다. “반짝 인기지”, “다음 앨범 히트 하겠어”라는 주위의 반응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웃으며 이야기 한다.
“맞아요. 주위에서 저보다 더 걱정을 해주시기도 했고 때로는 3집에 대해 무언의 압력을 주셨답니다. 하지만 3집 음반이 하루에 2000장씩 꾸준히 나가는 것을 보면 그런 부담감이 오히려 3집 작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 같아요.”
● 30… 남자 나이 서른
고등학교 록 밴드 객원 싱어에서 댄스 듀엣 ‘터보’의 리드보컬을 거쳐 발라드 가수가 된 김종국. 서른을 바라보는 그에게 “이번 음반이 다소 대중적이지 않냐”고 딴지를 걸어본다. 그러자 너털웃음을 지으며 그가 말했다.
“그런 질문 받을 때면 전 웃으며 ‘대중가수가 좋으니까요’라고 답하죠. 제 음악을 듣고 기뻐하는 팬들을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전 늘 대중과 가까이 있고 싶습니다.”
내년 군 입대를 앞둔 그에게 입대 전 꼭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물어봤다. 그러자 다소 욕심쟁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제자리 걸음’ 후속곡으로 뭘 밀어야할지 결정해야 돼요.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는데 노래들이 워낙 좋아서 뭘 골라야 할 지 모르겠더라고요. 하하.”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