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축구 남북 대결이 4일 전북 전주시에서 열린다. 박주영(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한국 남자 대표팀이 3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훈련을 하며 결전에 대비하고 있다(왼쪽). 박주영은 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아 출전하지 않을 예정. 같은 시간 북한 남자 대표팀은 대전 한밭대 축구장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대전=연합
남북한의 남녀 축구대표팀이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5동아시아연맹축구선수권대회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남자대표팀은 1993년 10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1994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한국 3-0 승) 이후 12년 만에 대표팀 경기(A매치)를 갖게 됐다. 국내 그라운드에선 1990년 10월 잠실에서 열린 남북통일축구(한국 1-0 승) 이후 15년 만. 역대 전적은 5승 2무 1패로 한국이 앞서 있다.
한국으로선 남북 대결의 의미보다는 지난달 31일 8명의 중국과 졸전 끝에 비기는 바람에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 감독은 중국전에서 지나치게 수비에 치중했다는 지적에 따라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성남)을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수비수 곽희주(수원)와 미드필더 양상민(전남) 등 새 얼굴을 대거 선발로 기용, 주전 경쟁을 유발시켜 선수들의 투쟁심도 끌어올릴 계획. 발 부상을 당한 ‘축구천재’ 박주영(서울)은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출전시키지 않기로 했다.
북한은 강철 체력과 투지를 앞세운 팀. 김명성 북한 감독은 “아버지와 아들이 해도 경기는 경기 아니냐”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북한은 공격의 핵 김영준을 중심으로 김명철 박성관 김철호의 돌파가 뛰어나다.
‘15전 16기’로 만리장성 중국을 넘은 여자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로 아시아에서 가장 순위가 높은 북한과 힘겨운 싸움을 벌일 전망. 하지만 중국을 처음 격파해 한껏 상승세를 탄 태극 여전사들은 필승의 각오로 축구화 끈을 조인 상태다.
한편 본프레레 감독은 2006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 자신을 도와줄 수석코치 보강을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했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3일 “본프레레 감독이 수석코치를 뽑겠다고 해 그렇게 하라고 했다. 아마 외국인 코치를 뽑을 것 같다”고 밝혔다.
대전=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