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경제·인생 강좌 45편/윤석철 지음/216쪽·1만 원·위즈덤하우스
“윤석철 교수를 아십니까, 혹시 그분의 저서를 읽어 보셨습니까.”
이 질문에 반색을 하는 상대가 있다면 그를 예사롭게 보지 마시길…. 경영학이라는 게 뭔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대 경영대에 재직하는 윤 교수는 언론에 자주 등장하지 않아서 대중적으로 유명한 경영학자는 아니다. 그러나 그가 내공이 무척 깊은 학자라는 점을 알 만한 사람은 안다. 또 ‘경영학의 진리 체계’ 등 그의 저서들은 마니아 독자층을 갖고 있다.
그의 새로운 저서인 이 책엔 삶의 지혜가 그득하다. 안빈낙도(安貧樂道)를 강조하는 옛날식이 아니라 물적, 정신적 성공을 함께 이룰 수 있는 오늘날의 삶의 지혜를 알려준다.
그의 학문 역정(歷程)을 보면 이 책의 알맹이가 하루아침에 여문 것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서울대에서 독문학과 물리학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전기공학과 경영학을 공부했다. 인문 사회 자연과학을 아우르며 시각의 지평을 넓혀 온 석학이다.
이 책의 장점은 내용이 유익하고 심오한데도 매우 쉬운 문장으로 설명돼 있다는 것. 술술 읽다 보면 무릎을 탁 치며 공감하는 부분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깨달음의 연속이다.
‘생존 부등식’이란 개념을 보자.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고객이 지불하는 가격보다 커야만 고객 만족이 이뤄진다. 이 부등식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기업은 제품이 팔리지 않아 고전한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직장은 개인에게 주는 봉급보다 그를 고용해서 얻는 가치가 더 커야 하고 개인은 봉급이 생계비보다 높아야 여유를 갖고 살아간다. 생존부등식을 만족시키는 일은 경영과 인생의 기본임을 알 수 있다.
‘주고받음’의 원리는 어떤가. 계란 프라이 자판기를 개발한 어느 발명가가 사업화엔 실패한 사례를 살펴보자. 동전을 넣으면 계란이 가열된 철판 위에 떨어지면서 프라이되는 장치였다. 그러나 소비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계란 프라이만으로는 한 끼 식사가 될 수 없기 때문인 듯했다. 고객의 필요와 정서를 파악하지 않고 막연한 기대만으로 사업을 벌인 탓이다. 남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어야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됐다. 저자는 휴일 이틀을 모두 노는 데 쓰지 말고 하루는 자기 정신을 맑게 하는 날로 삼을 것을 권유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생 경영’을 강의하는 셈이다. 45개 강좌를 6개 부문으로 나눠 가르친다. 여느 ‘성공학’류 책과는 달리 품격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 아끼는 사람에게 선물로 줘도 좋을 책이다.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che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