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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시장 떠오른 임상시험산업… 임상센터 몸집 키우기 경쟁

입력 | 2005-08-06 03:05:00


《서울대 황우석(黃禹錫)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개 복제에 성공함으로써 난치병 치료제 개발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그러나 치료제를 상품화할 때는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지, 부작용은 없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임상시험이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임상시험산업 시장도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 국내 대형 병원들도 앞 다퉈 임상시험센터를 늘리고 있다.》

▽신(新)황금시장 떠오르다=최근 신약이 많이 나오면서 임상시험산업 시장이 ‘신(新)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임상시험실시기관인증협회(AAHRPP)의 집계에 따르면 2002년 세계적으로 4만1000여 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됐으며 시장 규모만 340억 달러(약 34조 원)에 이른다. 매년 12∼20%의 성장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2년까지만 해도 임상시험은 대부분 미국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비용을 줄이려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임상시험 장소를 대거 옮기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다국가 임상시험’의 유치 건수가 2000년 5건에서 2002년 17건, 2004년 62건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시장 규모도 2004년 750억 원에서 2008년 최소한 1500억∼2000억 원대로 늘어날 전망.

▽대형 병원 ‘골드러시’=대형 병원들이 잇달아 임상시험센터를 확대했거나 설립 계획을 마련했다.

연세의료원이 가장 공격적이다. 현재 국가지정 임상시험연구센터로 지정돼 있는 데다 10월 영동세브란스, 11월 새 병원에 추가로 임상시험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연구인력 400명과 함께 5년간 예산 120억 원이 투입된다.

4월에 이미 산하 6개 병원에 임상시험센터를 가동한 가톨릭의료원은 2008년까지 강남성모병원에 1000평 규모의 임상시험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규모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역시 임상시험센터를 늘렸고,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서울대병원도 수십억 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병원 측은 “기밀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전망과 과제=다국가 임상시험을 유치할 때 국내 병원의 수입은 건당 1500만∼2500만 원. 그러나 호주의 경우 건당 3억 원에 이른다. 국내는 최종 ‘3상 임상시험’이 주를 이루고 있는 반면, 호주는 리스크는 높지만 성공할 때의 수입도 엄청난 ‘1차 독성시험’부터 진행하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임상시험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연세의료원 임상시험센터 박민수(朴玟洙) 소장은 “전문 인력 확보, 엄격한 모니터링을 통해 글로벌 기준에 부합시킴으로써 임상시험 결과를 다국적 제약사에서 신뢰하도록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주요 대형병원 임상시험센터 확충계획병원확충 내용 및 계획연세의료원10월 영동세브란스병원 임상시험센터(475평) 가동
11월 세브란스병원 임상시험센터(800평) 가동
향후 5년간 120억 원 투자계획가톨릭의료원4월 산하 6개 병원에 임상시험센터 가동
2008년까지 강남성모병원 임상시험센터(1000평) 완공서울아산병원4월 임상시험센터 확대(100→600평) 및 예산증액(연간 2억→10억 원)
내년 연구비 등 40억 원 신규 투자삼성서울병원2007년까지 임상시험센터 확대(200→700평)
연구비 등 50억 원 추가 투자서울대병원은 내부 기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음. - 자료: 각 병원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