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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차단 秘話폰 판매무산 2003년 국정원 개입설 파다

입력 | 2005-08-06 03:05:00


국가정보원의 휴대전화 불법 감청(도청) 고백을 계기로 팬택 계열이 개발했던 일명 ‘비화(秘話)폰’(사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팬택&큐리텔은 2003년 2월 통신 사생활을 완벽하게 보호하는 휴대전화 ‘비화폰’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송문섭(宋文燮) 사장은 당시 휴대전화 발표 기자회견에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전화라도 기지국과 기지국 사이의 유선 구간에서는 도청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팬택의 비화폰 기술은 단말기에서 신호를 한 번 더 암호화하는 원리다. 비화 통화는 미리 정한 비화폰끼리 가능하다.

팬택 측은 비화폰이 연간 15만 대 이상 팔릴 것이라고 호언했다. 하지만 판매가 무산됐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팬택은 당시 형식 승인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해 발표 행사를 대대적으로 해 놓고 정작 시장에 내놓는 것을 포기한 것.

이에 대해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설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당시 국정원에서 “합법적인 감청을 못 하게 하는 기술은 문제가 있다. 간첩이나 범죄자들이 악용할 수 있다”는 논리로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국정원의 고백을 계기로 비운의 비화폰이 다시 빛을 볼 수 있을까. 팬택 측은 비화폰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 아직은 없다고 밝혔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