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핵심 가치를 찾지 못하면 앞으로 생존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
전자와 화학 등 주력 계열사들의 상반기 성적표가 부진을 면치 못한 LG그룹이 하반기 공격 경영을 위해 ‘전의(戰意)’를 다지고 있다.
GS와 LS그룹의 분가(分家)로 몸집이 확연히 줄어든 LG는 올해 경영성적표가 그룹의 앞날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주요 계열사의 공격 경영
LG전자는 2분기(4∼6월) 중 적자로 돌아섰던 휴대전화 부문에서 하반기 50여 종의 신제품을 국내외에 내놓을 계획이다.
허치슨, 보다폰 등 글로벌 서비스업체와 협력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유럽시장의 차세대 이동단말기 분야에서 시장선도적 업체로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굳힌다는 방침.
생활가전 분야에서는 북미지역 유통업체인 ‘홈데포’에 진출해 시스템 에어컨과 양문형 냉장고, 드럼 세탁기 등 프리미엄급 제품을 내세워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인조대리석을 생산하는 하이막스 미국 공장이 10월 준공되는 것을 계기로 산업재 부문에서 북미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회사는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중국 톈진(天津)에 PVC와 ABS 관련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중국 내 원단 가공 생산라인도 10월 중 만들기로 했다.
2분기에 흑자로 돌아선 LG필립스LCD는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회복에 힘입어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저가(低價) 제품을 단계적으로 줄여 현재 30% 선인 프리미엄 브랜드 비중을 장기적으로 70% 선으로 늘리기로 하는 등 브랜드 구조조정 사업에 본격 나설 계획.
○ CEO들의 바빠진 행보
김쌍수(金雙秀) LG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미국 뉴저지에서 각 부문 사업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북미지역 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에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또 구본준(具本俊) LG필립스LCD 부회장은 지난달 파주에서 열린 7세대 공장 장비 반입식에 참석해 하반기 중 양산체제 가동에 나서 달라고 독려했다.
노기호(盧岐鎬) LG화학 사장은 지난달 하순 임원 워크숍에 이어 19, 20일 각 사업 본부장과 공장 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 워크숍을 열고 사업 전략을 모색할 예정이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