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2006학년도 1학기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치른 고려대는 지난해 수시모집 논술이 본고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점을 감안해 2학기부터 수험생의 논리적, 창의적 글쓰기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논술 출제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려대는 9일 이번 1학기 수시모집 논술 문제를 공개하고 이 같은 논술 출제 개편 방향에 대한 방침을 밝힐 계획이다.
자연계 수리논술에서는 한국인의 혈액형 A형과 O형 비율을 주고 AB형과 B형의 비율을 구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1학기 수시는 ‘학교생활기록부 30%+언어논술(인문 45%, 자연 25%)+수리논술(인문 25%, 자연 45%)’로 전형해 논술 비중이 70%를 차지한다.
김인묵(金仁默) 입학처장은 이와 관련해 “교육인적자원부가 새로운 논술시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8월 말까지 발표할 예정이고 주요 대학에 협조를 당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려대는 이런 상황에서 논술 출제 방향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이번 1학기 논술도 인문계의 언어논술과 자연계의 수리논술로 나눠 실시했지만 수험생과 한 약속을 깨지 않으면서도 지난해 출제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출제했다”며 “1학기 수시 문제를 공개하고 본고사 시비가 생길 문제인지에 대한 검증을 받겠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그동안 언어논술보다 수리논술이 더욱 본고사 시비에 올랐던 점을 감안해 언어-수리 논술체제는 유지하되 수리논술 출제를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김 처장은 “당초 2008학년도 대입부터 수리논술을 개편할 계획이었지만 사회적 우려가 있어 시행 시기를 앞당기게 됐다”며 “단순한 문제 풀이가 아니라 수학적 기본 개념 이해와 수리적 논리력을 바탕으로 논지를 서술하는 방식으로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