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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살이 바람타고 제약-식음료-화장품 ‘영역파괴’

입력 | 2005-08-11 03:08:00

최근 제약 식음료 화장품 업체 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 GS왓슨스 매장에서는 이 업체들이 내놓은 건강·미용 관련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제공 GS왓슨스


《#1. 서울 중구 명동 GS왓슨스 2층

롯데칠성 ‘콜라겐5000’, 광동제약 ‘비타500’ 등이 한 매장에 진열돼 있다. ‘이지함’, ‘고운세상’ 등 병원에서 만든 화장품도 눈에 띈다.

#2. 롯데백화점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1층 화장품 매장

태평양 화장품 진열대 사이로 영양제가 보인다. 건강기능식품 ‘비비프로그램’의 손희경 브랜드 매니저는 “속이 건강해야 겉도 예뻐진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제약, 식음료, 화장품 업체 간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슈퍼마켓에서 파는 음료를 제약회사가 내놓고 식음료업체는 임상실험을 마친 기능성 음료를 판다. 화장품업체가 건강식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제약회사와 병원은 기능성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김상일(金相日) 연구원은 “참살이 바람의 영향으로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기능성 제품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제약 vs 식음료 vs 화장품

2001년 시판된 광동제약 드링크 ‘비타500’은 지난해 3억8000만 개가 팔렸다. 국민 한 사람당 평균 7, 8병을 마신 셈이다.

‘비타500’이 슈퍼마켓 등에서 인기를 얻자 음료업계 1위 롯데칠성은 ‘비타파워’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칠성은 올해 5월에 노화(老化)방지 화장품 성분으로 쓰이는 ‘콜라겐’을 넣은 음료를 내놓고 피부과 병원에 임상실험을 맡기기도 했다.

롯데칠성 성기승 과장은 “기능성 음료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면서 제약회사와 정통 음료업체들의 영역이 겹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야쿠르트의 간 기능성 발효유 ‘쿠퍼스’와 위 기능성 발효유 ‘윌’, 남양유업이 혈압을 낮춰 준다며 내놓은 요구르트 ‘12080’도 대표적인 기능성 음료로 꼽힌다.

제약회사와 화장품업체도 기능성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으로 경쟁 중이다.

영진약품은 노화를 방지한다는 ‘코엔자임Q10 에센스 마스크’를 내놓았다. 태평양, DHC, 소망화장품도 건강기능식품이나 영양제 같은 ‘뷰티 푸드’를 내놓고 백화점, 편의점, 인터넷 등에서 매출을 늘리고 있다.

○ 참살이와 똑똑한 소비자

제약, 식음료, 화장품업체들이 서로 영역을 넓히는 것은 ‘참살이 붐’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정보력 있는 ‘똑똑한’ 소비자가 늘어난 점도 한몫했다.

LG경제연구원의 김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제품의 성분과 효능에 대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기능성 제품이 대중화되기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민훈(李敏訓) 연구원은 “업체들이 전략적으로 틈새시장을 찾다 보니 업계 간 영역이 겹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건강 미용 관련 제품을 모아 파는 GS왓슨스, 올리브 영 등 새로운 유통망이 늘어난 것도 제약, 식음료, 화장품 업체 간 경계가 사라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지함 피부과에서 만든 이지함 화장품의 김영선(金永善) 사장은 “온라인과 건강 미용 전문 유통망이 늘어 병원 및 제약회사의 화장품도 유통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