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공평’이 무슨 뜻이야?”
초등학교 입학할 또래의 아이들은 슬슬 추상적인 어휘나 개념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쉬운 듯해도 막상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존중’이나 ‘관용’ ‘행복’ ‘신중’ 등의 뜻을 설명해 주려면 종종 말문이 막힌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부모들이 더 반가워할 만한 책이다. 이 책은 살아가면서 꼭 익혀야 할 가치와 개념들을 사전적인 의미로 풀어내는 대신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실제 생활에서 흔히 겪는 상황을 통해 설명한다.
예를 들면 ‘공평’의 사전적 정의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함’(네이버 국어사전)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이렇게 설명하면 열이면 열, 다시 “그럼, ‘공정’은 뭐야?” “치우친다는 건 무슨 뜻이야”라는 대답이 돌아오기 마련. 하지만 이 책은 ‘공평’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놀이기구를 탈 때 줄을 서서 기다린 순서대로 타는 것.’
이어 ‘공평’과 ‘앙갚음’을 구분하고 ‘공평’의 본질에 한 걸음 더 들어간다. “도화지 좀 빌려줘.” “싫어. 언니도 어제 색연필 안 빌려줬으니 나도 안 빌려줄 거야. 그래야 공평한 거야.”
이 책은 “나쁘게 한 것을 기억했다가 다시 돌려주는 것은 ‘앙갚음’, ‘공평’은 좋은 것을 주고받는 것”이라고 일러준다.
이런 식으로 ‘신중하다는 것은, 추운 날 치마를 입을지 바지를 입을지 판단을 잘 하는 것’ ‘배려란 엄마가 전화를 받으실 때 옆에서 목소리를 낮추는 것’ ‘용기란 지금까지 안 먹어 본 음식도 한번 먹어보는 것’ 등 24가지 가치들을 명쾌하게 풀이한다.
읽다 보면 어른들도 빙그레 웃음 짓게 만드는 풀이도 있다.
“누가 ‘아빠가 좋으니, 엄마가 좋으니?’ 하고 물어볼 때 ‘나는 내가 좋아요’라고 대답하는 것!”(‘유머’)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