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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본프레레 “휴∼”… 남북통일축구 南, 北에 3-0승리

입력 | 2005-08-15 03:08:00

‘우정은 우정, 승부는 승부.’ 남북통일축구에서 북한의 김영준(15번)이 한국의 수비벽 사이로 대포알 같은 프리킥을 날리고 있다. 북한은 한국을 맞아 최선을 다했으나 원정경기의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0-3으로 완패했다. 연합


‘위기탈출의 신호탄인가.’

대대적인 비난 여론에 시달렸던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통일축구에서 파격적인 실험을 병행하며 북한을 3-0으로 완파했다.

한국은 전반 34분 김두현의 프리킥을 정경호가 다이빙 헤딩슛하며 첫 골을 뽑았다. 이어 전반 36분 김진용이 문전으로 날아온 공에 발을 갖다 대 두 번째 골. 후반 23분에는 김진규의 침투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긴 슛으로 세 번째 골을 넣었다.

본프레레 감독은 이날 스타팅멤버에서 ‘본프레레호의 황태자’로 불렸던 이동국과 간판스타 이천수를 과감히 제외하는 강수를 두었다. 대신 최전방에 몸싸움이 좋은 김진용을 포진시키고 박주영을 왼쪽에, 정경호를 오른쪽에 두는 3-4-2-1 포메이션으로 나선 뒤 수비 때에는 순간적으로 허리를 두껍게 하는 3-6-1, 5-4-1 포메이션을 병행했다. 그동안 3-4-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양 측면 침투를 주로한 데 비해 중앙돌파시도를 늘린 것도 눈에 띄었다.

20대 초반 선수들로 세대교체 실험을 한 북한은 초반부터 수비전술로 나선 뒤 역습을 노렸으나 득점하지 못했다.

강신우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동국을 앞에 세웠을 때보다 김진용이 몸싸움을 자주 하며 공간을 만들었고 약속된 플레이와 선수들의 전방 침투가 늘어났다”고 평했다.

한편 본프레레 감독은 최근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3-4-3과 5-4-1, 3-6-1 포메이션을 섞어 쓰며 공격력을 강화하겠다는 장기 전략을 밝혔다.

한국은 17일 사우디아라비아와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을 갖는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대표팀 감독=남북 화합의 특별한 날이라 양복을 입었는데 오늘 결과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양복을 입어야 할 것 같다. 초반에 약간의 패스미스가 있었지만 선수들이 합심해 실수가 난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 줬다. 전반에 득점하고 나서 선수들의 부담이 덜어져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후반에는 북한이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서 수비 이후 좋은 역습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대표팀에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경기에 만족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는 소집된 해외파 선수들의 상태를 고려해서 투입하겠다. 이제 골키퍼를 포함해 독일 월드컵 출전 선수 20명은 결정됐다. 앞으로 5, 6명을 새로 발굴하겠다.

한편 김명성 북한대표팀 감독은 인터뷰를 사양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