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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승 교수의 미디어월드]NYT 온-오프라인 통합실험

입력 | 2005-08-17 03:05:00


디지털 미디어의 의미는 콘텐츠에 있지 이를 전달하는 매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플랫폼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근 미국 언론계의 화제인 뉴욕타임스의 온-오프 뉴스룸 통합은 이의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다. 오프라인 뉴스 책임자인 빌 켈러 총국장과 온라인 뉴스 책임자인 마틴 니센홀츠 부사장은 8월 초 기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10년간의 실험을 거쳐 온-오프 통합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2000년대 초까지도 어렵게 여겨지던 이 일이 때를 맞았다고 보는 근거는 광대역 기술의 발전과 매달 1000만 명에 이르는 ‘NYTimes.com’ 이용자 규모, 그리고 뉴스조직 문화의 변화 가능성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뉴스조직 문화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첫째, 기자의 뉴스생산 리듬의 변화다. 활자기사 생산의 호흡을 버리고 영상과 음성, 데이터, 그래픽 등 멀티미디어 요소들을 담아내는 생산리듬을 체질화해야 한다. 나아가 신문용, 인터넷용, 방송용 기사 작성을 동시에 생각하는 멀티플 미디어적 사고를 갖추어야 한다.

이를 개인적인 차원의 변화라고 한다면 두 번째는 뉴스조직 차원의 변화다. 통합 뉴스룸은 ‘무중단 뉴스생산(Continuous News Desk·CND)’을 원칙으로 한다. 속보를 생명으로 하는 온라인 뉴스를 현장의 기자가 항상 업데이트하기는 어렵다. CND 체제에서는 현장기자는 뉴스의 개요와 사실정보를 알려 주고 편집국에 있는 데스크가 기사로 작성한다. 이런 식으로 뉴스는 하루 24시간 일주일 7일 동안 끊임없이 온라인을 통해 제공된다.

눈치 챘겠지만 여기서는 간부의 위상이 달라진다. 사우스캐롤라이나대의 뉴스룸 실험프로젝트인 뉴스플렉스의 운영자 케리 노드롭 씨는 새로운 유형의 편집국 간부상을 제시했다. 우선 간부는 토털 매니지먼트 차원의 CEIO(Chief Editorial Information Officer)여야 한다. 전화 응대부터 보도자료 정리, 기자의 취재파일 관리, 탐사보도 조사 지원, 정보의 데이터베이스화 여부 결정 등이 모두 그의 일이다. 결정권자이기도 하지만 통제보다는 편집국의 효율적 조직화에 무게를 둔다.

다음은 스토리 매니저다. 기존의 데스크급 간부와 비슷하지만 코디네이터 성격이 강하다. 스토리 어드바이저 또는 기사작성 코치 역할을 한다. 이런 변화의 골자는 명령과 통제중심의 톱-다운 전략의 포기다. 뉴욕타임스가 오프라인식 전략이 온라인에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는 데 10년이 걸린 것이다.

CND는 뉴욕타임스만의 전략은 아니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해 CND의 개념을 제시하고 추진 중이며 CBS 같은 방송도 예외는 아니다. 훨씬 몸이 가벼운 중소언론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세를 짐작할 수 있다.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