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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본프레레를 어찌하나… 사우디에 0-1 패배

입력 | 2005-08-18 03:08:00

곤혹‘이젠 어떻게 해야 하나?’ 패장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경기가 끝난 뒤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 나오고 있다. 그는 경기 중에도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닦으며 곤혹스러워 했다. 김미옥 기자


‘한국축구를 어찌하랴.’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최종예선에서 졸전 끝에 사우디아라비아에 0-1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3승 1무 2패(승점 10)로 예선전을 마쳐 4승 2무를 기록한 사우디아라비아(승점 14)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역대 전적은 3승 5무 5패로 열세.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1989년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에서 2-0으로 이긴 뒤 16년 동안 한번도 이겨 보지 못했다.

한국은 이미 월드컵 본선 6회 연속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미흡했다.

안정환 박주영 차두리를 전방에 세운 한국은 이영표를 중심으로 미드필드에서부터 오른쪽 차두리를 거쳐 안정환으로 이어지는 공격루트를 줄곧 고집했지만 손발이 맞지 않아 자주 공격의 맥이 끊겼고 패스미스를 남발했다.

오히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역습에 휘말려 오른쪽을 돌파당한 뒤 알 안바르의 헤딩슛으로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었다.

한국은 전반 19분 안정환의 슛을 비롯해 몇 차례 득점기회를 잡았으나 골 결정력 부족과 불운이 겹쳐 득점에 실패했다. 한국은 후반 28분에는 김동진이 거친 경기로 퇴장당해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신예들로 구성됐지만 한수 위의 개인기와 조직력을 보였다.

이날 패배로 본프레레 감독의 경질 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는 사실상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중간평가의 분수령으로 삼을 것임을 여러 차례 천명해 왔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 감독=경기 초반 예기치 않은 실점으로 선수들이 당황을 했다. 사우디 선수들은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사우디가 예상과 달리 키 큰 공격수 2명을 배치해 수비수들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밀려났다. 전반에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고 후반에는 선수 교체를 한 뒤 상대를 압박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최적의 조합으로 경기를 하기 위해 해외파와 국내파를 함께 투입했지만 선수들의 함께 경기하는 데 익숙지 않아 손발이 잘 맞지 않았다. 팬들이 나를 야유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어려운 예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쉽게 잊어버린 것 같다. 월드컵 본선을 위해서는 선수들이 서로 이해할 수 있고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팀을 강하게 한다면 16강도 충분히 자신 있다.

∇가브리엘 칼데론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최고의 경기였다. 운도 따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3회에 걸쳐 월드컵에 진출한 강팀이다. 나의 전술과 선수들의 호흡이 맞기 때문에 지금처럼 준비해서 본선에 임하겠다. 한국의 몇몇 선수는 인상에 남았지만 5개월 전과 오늘의 한국팀은 큰 변화가 없어 보였다.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순위표순위국가승무패득실승점①사우디아라비아42010114②한국3129510③쿠웨이트1132104④우즈베키스탄023492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