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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피플]UNHCR 서울사무소 대표 미켈레 만카 디 니싸씨

입력 | 2005-08-19 03:05:00


난민(refugee)이라고 하면 흔히 베트남 ‘보트 피플’이나 아프리카 또는 발칸 지역의 내전을 피해 고향을 등진 피란민 행렬 정도를 먼저 떠올릴 한국인에게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존재는 물론이고 UNHCR 서울사무소가 있다는 사실은 생소할 수밖에 없다.

UNHCR에 따르면 한국이 1992년 난민 지위에 관한 국제협약에 가입한 이래 난민 신청자는 600명이 넘는다. 비록 한국 정부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30여 명에 불과하지만….

UNHCR는 이처럼 인종이나 종교 또는 정치적 박해를 피해 조국을 버리고 제3국으로 탈출한 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1951년 탄생한 유엔 산하기구. 2001년 처음 문을 연 UNHCR 서울사무소는 국내에 상주하는 몇 안 되는 국제기구 지역사무소로, 최근까진 일본 도쿄(東京)사무소 산하의 연락사무소에 불과했지만 조만간 독립된 사무실로 정식 승격될 예정이다.

이달 초 UNHCR 서울사무소 대표로 새로 부임한 미켈레 만카 디 니싸(45) 씨는 17일 “그만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중요성이 높아졌고 한국 정부와 UNHCR의 협력관계가 공고해졌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1987년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니싸 대표는 캄보디아와 아이티에서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참여했고 1994년부터는 줄곧 UNHCR에서 일하며 보스니아와 콩고 난민 현장을 뛴 ‘야전통’이다.

니싸 대표는 “난민은 그저 부담스러운 존재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아인슈타인도 난민이었다. 난민들은 도움을 받는 사람이지만 한편으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