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의 장기 집권이 계속될까, 아니면 이집트에도 오렌지 혁명이 일어날까.
이집트는 다음 달 7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7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집트 헌정 사상 첫 경선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는 호스니 무바라크(77·사진) 현 대통령과 야당 후보인 아이만 누르(41) 후보를 포함해 총 10명이 출마했다.
초점은 24년을 집권한 무바라크 대통령의 5선 성공 여부.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수도 카이로의 알 아즈하르 공원에서 열린 첫 유세에서 당선되면 6년 임기 동안 일자리 400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저소득 공무원들의 월급 100% 인상도 약속했다.
그는 이어 1981년 선포된 이후 야당의 비난 표적이 돼 온 계엄령을 철폐하고 ‘반(反)테러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범죄 혐의자를 6개월 동안 기소하지 않고 억류할 수 있는 구류법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오렌지색이 상징인 가드당의 40대 기수 누르 후보의 선전 여부도 관심거리다.
야권 후보 가운데 무바라크 대통령의 대항마로 꼽히는 누르 후보는 카이로의 밥 알 사리아 지역에서 오렌지색 옷을 입은 수백 명의 지지자 앞에서 첫 유세를 벌였다.
그는 당선되면 2006년 9월 국민투표를 통한 개헌으로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고 민주적인 의회를 구성해 실질적인 민주주의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변호사 출신인 누르 후보는 올해 초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6주간 경찰에 구금된 사건을 계기로 야권의 후보로 급부상했다.
이집트 일부 언론에서는 누르 후보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진보성향 정당인 와프드당의 노아만 고마아 후보가 무바라크 대통령에 이어 2위 득표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AFP통신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무난히 당선된 후 고령을 이유로 들어 임기 6년을 채우지 않고 자신이 선정한 후계자에게 정권을 넘겨주고 은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