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보다는 내가 훨씬 더 잘생기지 않았나요?” 요즘 박주영과 많이 닮았다는 얘기를 듣는다는 조광래 감독. 일단 기분은 좋지만 솔직히 자신이 좀 억울한(?) 생각이 든다며 껄껄 웃는다. 원대연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CEO’ 요하네스 본프레레. 그를 어찌할 것인가. 축구팬들이 들끓고 있다. 물프레레, 봉프레레, 조봉래…. 이제 야유를 넘어 ‘교체’까지 요구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마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축구 공부를 하다가 잠깐 쉬러 온 조광래(51) 전 FC서울 감독을 18일 만났다. ‘공부하는 감독’으로 소문난 조 감독은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의 적응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도 처음엔 포백을 고집했지만 여론의 지적이 있자 스리백으로 바꿔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하지만 본프레레 감독은 아예 국내 지도자들의 충고에 귀를 닫아 버린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아직까지 선수 파악도 잘 안 된 것 같고…. 이천수나 박주영은 가운데서 플레이할 때 훨씬 살아납니다. 이영표도 과연 오른쪽이 적합한지 의문입니다. 전술도 단조롭기 짝이 없습니다. 정말 답답할 뿐입니다.”
본프레레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을 경질하자는 주장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본프레레 감독의 교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찬성
반대
잘 모르겠다
▶ 난 이렇게 본다(의견쓰기)
▶ “이미 투표하셨습니다” 문구 안내
진주고 2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조 감독은 12년(1975∼1986) 동안 국가대표 미드필더로 이름을 날렸던 스타. 1986년 아시아경기대회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작은 체구(171cm, 65kg)지만 송곳패스와 허를 찌르는 중거리 슛 그리고 악착같은 플레이로 인기를 끌었다. 별명도 ‘컴퓨터 링커’ ‘독일 병정’ ‘조깜’. ‘훈련은 남미처럼, 경기운영은 유럽처럼 하자’는 게 조 감독의 소신이다.
“김두현(성남), 백지훈(FC서울) 같은 기술 있는 선수들이 국제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고종수(전남)가 정말 아깝습니다. 제가 본 선수 중 최고의 축구감각을 가졌는데….”
조 감독은 본프레레 감독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입을 다문다. 그건 기술위원회에서 알아서 할 문제라는 것.
“한국 선수들은 민첩성이 뛰어나고 투쟁심이 뛰어납니다. 여기에 히딩크 감독 같은 눈 밝은 지도자가 게임 운영능력을 키워 준다면 독일월드컵에서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습니다.”
조 감독의 좌우명은 ‘가장 힘들 때 바로 그 순간이 승부처’라는 것. 취미는 골프(핸디7). 연세대 3년 후배인 신문선 SBS 해설위원과 곧잘 소주잔을 기울인다. 주량은 소주 2병. 담배는 못 피운다. 좋아하는 노래는 나훈아의 ‘사랑’ ‘영영’.
조 감독은 조만간 아르헨티나로 떠나 축구 공부를 더 할 예정이다.
김화성 스포츠전문기자 mars@donga.com
■조광래가 본 ‘투 朴’
박지성은 체격이나 기술 그리고 경기운영 등 많은 부분에서 아직 웨인 루니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넘어설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라이언 긱스도 여전히 박지성보다 한 수 위다. 그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부분을 더 갈고닦아야 한다. 뛰고 또 뛰는 에너지, 양발 사용의 이점, 순간적 민첩성 그리고 틈을 파고드는 영리한 플레이로 약점을 커버해야 한다. 또한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그들과의 몸싸움에서 이겨내야 한다.
박주영은 상대 수비진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한눈에 꿰뚫어보는 능력이 탁월하다. 손금 보듯 훤히 보고 플레이한다. 슈팅 타임도 빠르다. 상대 수비 뒤 공간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도 일품이다. 하지만 활동 범위가 좁다. 적극성을 가지고 더 많은 플레이에 가담해야 한다. 파워도 더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