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인천 연수구 청학동 소망마트(옛 킴스클럽) 지하 2층. 연수구 노인인력관리센터의 공동작업장인 이곳에서 ‘막내’인 작업반장 나명분(52·여) 씨가 ‘아일렛’이라는 기계로 포장지에 구멍을 내는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20평 규모의 작업장에서 15명의 노인들은 나씨가 작업을 끝낸 쇼핑봉투 구멍에 손잡이 끈을 연결하고(끈 끼우기), 바닥에 종이 깔고 접기(상접) 등을 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부터 공동작업을 시작한 이들 3개 분임조는 여유롭게 농담을 건네면서도 손발이 척척 맞았다.
주로 60대 노인들로 구성된 ‘쇼핑백 마무리 공동작업단’은 일요일을 빼고는 매일 3∼8시간씩 이 일을 하고 있다. 작업단은 국비 보조금 10만 원에다 작업 수량에 따른 임금을 받고 있어, 급료가 월 평균 30만∼40만 원은 된다.
나 씨는 “노인들이 친구를 사귀면서 소일할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말했다.
연수구 노인인력관리센터는 이 작업장 외에도 많은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소개하고 있다.
시나 구에서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는 ‘환경지킴이’나 주거환경개선사업 참가자를 비롯해 경비원, 주유원, 간병인, 식당 및 조경 보조원, 아기 돌보기(베이비 시터) 등 다양하다.
노인인력관리센터에 등록된 노인 구직자 800여 명 가운데 현재 196명이 일을 하고 있다.
센터는 요즘 노인 일자리를 더 늘리기 위해 신규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 중 ‘과일 도시락 배달 사업’이 눈길을 끈다. 10명의 노인들이 9월 1일부터 이 사업을 시작하기로 하고, 회원 모집 등으로 분주하다.
20회 기준으로 월 4만원을 내는 회원을 대상으로 월∼금요일 오전에 과일 3종류에다 약밥, 고구마, 현미 모듬떡, 호박인절미 중 1가지를 더한 도시락을 배달해준다는 것.
여성 노인 9명이 연수구 무료 급식소(연수3동)에서 매일 오전 6시 도시락을 만들어주면 고성기(58) 씨가 자신의 12인승 봉고차로 회원들에게 직접 갖다 줄 예정이다.
9월부터 시작하는 또 다른 사업은 ‘실버 택배’. 실버퀵지하철택배㈜ 등 택배회사와 연계해 4kg 미만의 소규모 물품의 경우 노인들이 무료로 탈수 있는 전철을 타고 배달한다. 또 백화점이나 아파트에 전담 노인을 두고 택배할 물품을 수거해 송장을 끊어준 뒤 택배회사에 연락하는 택배 보조업무를 하도록 한다는 것.
연수구 노인인력관리센터 안석봉 소장은 “연수구 지원으로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032-818-2111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