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펀드시장의 전체 수탁액이 최근 200조 원을 넘어섰다. 현재 206조 원. 바야흐로 ‘펀드의 시대’다.
시중은행들도 앞 다퉈 펀드를 팔고 있다. 채권형, 주식형, 인덱스형 등 종류도 갖가지다.
어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펀드 투자 초보자라면 그 전에 ‘나는 어떤 투자성향을 갖고 있을까’를 먼저 묻는 것이 현명할 듯하다.
하나은행은 대한투자증권 인수를 계기로 펀드 판매에 주력하기 위해 ‘펀드 백화점’을 만들었다. ‘하나 파워플랜’이라 이름 붙인 종합 자산운용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설문조사를 통해 고객의 투자성향을 분석한 뒤 위험도별로 분류한 다양한 펀드투자 제안을 해주고 있다.
○ 고객 투자성향과 자산 분석
하나은행 지점을 찾아가서 펀드투자 상담을 하고 싶다고 하면 먼저 7가지 질문으로 이루어진 컴퓨터 설문조사를 한다.
예컨대 설문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6%이고 전년도 물가상승률은 4.0%인 상황에서 다음 중 자산을 어디에 투자하겠나’와 같은 질문으로 이뤄져 있다. 이런 설문을 토대로 컴퓨터는 고객을 보수형, 안정형, 중립형, 적극형, 공격형 등 5가지 유형으로 나눈다.▶표 참조
예를 들어 5000만 원을 투자하고 싶은 고객이 성향 분석 결과 중립형으로 나왔다면 저위험군 펀드에 1500만 원(30%), 중위험군 펀드에 2000만 원(40%), 고위험군 상품에 1500만 원(30%)을 투자하는 식으로 자산을 배분한다.
구체적인 펀드 상품은 컴퓨터가 자동으로 추천해 주지만 고객이 직접 50개 안팎의 상품 꾸러미 중에서 고를 수도 있다.
○ 포트폴리오 제안
투자 성향과 자산에 대한 분석이 끝나면 은행은 포트폴리오를 제안해준다.
그러나 투자 제안서는 참고자료일 뿐 고객의 생각이 다르다면 자산 배분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50∼60%를 주식에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가 부담스럽다면 원금의 90∼95%가 보존되는 부분 보존 추구형 펀드로 바꿀 수 있다. 저위험 상품 중 원금이 100% 보존되는 펀드를 선택해도 된다.
‘펀드 백화점’에서는 정기예금이 만기가 돼 목돈이 생긴 고객의 자산을 분석해 주기도 한다. 다른 은행에 있는 자산도 포함해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펀드뿐 아니라 보험, 신탁상품, 양도성예금증서 등 은행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을 토대로 상담해 주기 때문에 전체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투자 성향이나 자산 분석은 무료. 그러나 펀드에 투자하면 2% 내외의 수수료가 붙는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결국 고객의 몫이기 때문에 펀드 투자 전에 꼭 살펴봐야할 사항들이 있다.
하나은행 PB상품팀 한재광 차장은 “펀드는 과거 6개월의 수익률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일이 많은데 과거 수익률에 얽매이기보다는 미래의 시장을 예측하고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물론 펀드 투자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봐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고객 성향 분류유형타깃 고객자산 배분(%)저위험중위험고위험보수형원금 보존과 일정 수준 수익을 얻고자 하며 위험성 있는 상품을 회피80200안정형원금 정도만 보장될 수 있다면 확정 수익상품뿐 아니라 고수익이 기대되는 상품에도 일부 투자603010중립형안전한 상품과 고수익이 기대되는 상품에 균형 있게 투자304030적극형자산의 상당 부분을 주식 또는 고수익이 기대되는 상품에 적극 투자203050공격형최소한의 유동성 자금 외에는 주식 또는 고수익이 기대되는 상품에 적극 투자102070자료:하나은행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