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유치 신청을 둘러싸고 울산지역 일부 민간단체와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울주군 남부지역 5개 읍면 주민 400여 명으로 구성된 ‘남울주 발전협의회’ 일부 회원들은 22일 방폐장 유치 촉구 기자회견을 하려다 내부 반발로 취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단체는 또 본인의 동의 없이 이두철(울산상의 회장) 전 회장이 현직 회장인 것처럼 대표자 이름과 직인을 사용해 만든 기자회견문을 배포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울주군 서생면에 신고리원전이 건립되고 있다”며 “정부에서 막대한 인센티브를 약속하고 있는 만큼 울주군은 방폐장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할 예정이었다.
남울주 발전협의회 김석암 사무국장은 “회장은 공석이고 해외 체류 중인 수석부회장에게는 협의하지 않은 채 기자회견을 할 계획했으나 회원들의 반발이 많아 취소했다”고 밝혔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전국적인 이슈인 방폐장 문제에 대해 일부 인사들이 독단적으로 유치 촉구 기자회견을 하려다 취소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해명을 촉구했다.
한편 울주군 서생면 화산리 등 6개 마을 주민들은 23일 주민 232명의 서명을 받아 “서생지역에는 신고리 원전이 건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폐장을 유치해 정부의 인센티브를 받는 게 지역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며 울주군에 방폐장 유치 촉구 건의서를 제출했다.
울주군은 이에 대해 “군의회의 승인절차를 밟아 신청 마감 시한인 31일까지 유치 신청을 하기에는 시일이 너무 촉박하고 군민 전체의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