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마이홈]전문가 5人의 하반기 전망-투자전략

입력 | 2005-08-25 03:09:00


《올 하반기 부동산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이익을 바라고 섣불리 투자에 나서면 위험하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경쟁력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이달 말 정부가 내놓을 부동산 종합대책은 세제와 개발이익환수 등을 크게 강화하는 규제 위주의 정책으로 윤곽이 잡혔다. 11월로 예정됐던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의 일괄 분양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올 하반기 아파트 분양 시장을 전망하는 것도 힘들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실수요자나 부동산 재테크를 생각해 온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동산 전문가 5명이 말하는 하반기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을 통해 해법을 찾아보자.》

○수요는 크게 위축… 금리는 소폭 인상될 듯

주택 수요 억제 위주의 부동산 종합대책 시행으로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크게 움츠러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투기지역 대출규제와 전매 제한, 보유세 강화 등 주택 수요를 위축시키는 정책이 많아 집값이 떨어질 것 같다”며 “사려고 하는 사람보다는 팔려고 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도 “부동산 거래 위축으로 침체가 예상되며 이로 인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위축으로 인한 부작용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올 상반기 집값이 급등한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 값은 앞으로 6개월 이상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는 지금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조금 올라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 대표는 “금리가 바닥을 찍은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경기 회복세가 더뎌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정책연구실장도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금리를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소장은 미국의 금리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면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국내 금리의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더라도 상승 폭은 작아 부동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장기 계획을 세워라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단기 투자를 염두에 둔 시장 접근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 집을 마련할 생각이라면 살기 편하고 교통과 환경 여건이 양호한 지역의 경쟁력 있는 곳에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고 대표는 서울은 지역에 따라 적절한 투자 시기가 다르다고 분석했다. 먼저 강남지역 아파트는 급매물이 해소되고 하락세가 진정되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사는 게 유리하다고 했다. 반면 강북지역은 집값 거품이 거의 없어 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작은 만큼 급매물이나 신규분양 물량 위주로 적극적인 공략이 필요하다는 것.

김 소장은 실수요자는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싼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곽 이사도 “지금의 정책은 집 없는 사람들에게 내 집 마련 기회를 계속 넓혀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 목적으로 여러 채 집을 살 생각이라면 신중하게 잘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계속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최고의 주거지’가 아니라면 투자를 미루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하반기 분양 시장은?

부동산114 김 전무는 “투자 심리 위축이 분양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분양이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으로 연기된 판교 분양을 기다리는 수요자가 많을 것으로 보여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 분양이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곽 이사도 “판교 분양 연기로 인해 하반기 분양 시장은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모든 건설업체가 판교 일괄 분양을 염두에 두고 연간 분양 계획을 세웠는데, 갑작스러운 분양 연기로 차질을 빚게 됐다는 것. 게다가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되면 여기에 맞게 계획을 바꿔야해 분양 시기가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