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UIP코리아
‘스켈리톤 키’는 공포영화에서 관습적으로 쓰이는 대부분의 것을 담고 있다. 축축한 늪지대에 오래 된 대저택이 홀로 서 있고, 그 집에는 몸에 마비가 온 남편과 그의 수발을 드는 부인만이 산다. 수십 개의 방 중에 비밀스러운 방이 하나 있고 그 방에는 음울하고 끔찍한 옛 사건의 기억이 녹아 있다. 호스피스인 캐롤라인(케이트 허드슨)은 신문광고를 보고 늪지대 대저택에서 뇌졸중으로 전신이 마비된 벤(존 허트)을 간병하는 일을 맡는다. 벤의 부인 바이올렛(지나 롤랜즈)은 캐롤라인에게 집안의 모든 방문을 열 수 있는 열쇠인 스켈리톤 키를 준다. 캐롤라인은 다락에 숨겨진 방 한 곳은 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벤에게서 “도와 달라”는 말을 듣고 바이올렛에게 숨겨진 방과 관계된 모종의 음모가 있음을 눈치 챈 캐롤라인은 벤을 집 밖으로 끌어내려 한다.
반전이 정말 무릎을 칠 만한 것이 되려면 반전을 암시하는 복선이 적재적소에 깔려 있어야 한다. 제대로 실마리를 제공하지 않고서 끝에 ‘이게 반전이다’라고만 주장한다면 설득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스켈리톤 키’는 놀라운 반전을 갖고 있지만 놀라움과 흥미가 반감되는 것도 상당 부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영화의 볼거리는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 흑인 노예들이 만들었다는 ‘후두’라는 주술과 배우들의 연기다. 주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발랄한 현대여성으로 나온 케이트 허드슨은 괄목할 만한 연기를 보여줬다. 많은 장면에서 러닝셔츠와 팬티 바람으로 어두운 저택 복도를 도망 다니는 그녀는 묘한 관능미마저 풍긴다. 스켈리톤 키는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 자물쇠를 열 수 있는 열쇠를 말한다. 26일 개봉. 12세 이상.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