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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썩는 밀알이 되겠습니다” 교갱협 목회자 수련회

입력 | 2005-08-26 03:02:00

24일 서울 영락교회 50주년기념관에 마련된 ‘기독교 사회복지 120년 역사전시관’을 교인들이 둘러보고 있다. 이 전시관은 26일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예장 합동 측 목회자들의 모임인 ‘교회 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교갱협)’는 22∼24일 경기 안성시 양성면 덕봉리 사랑의 교회 수양관에서 ‘목회자여, 썩는 밀알이 되라’를 주제로 제10차 영성수련회를 가졌다.

10주년 기념포럼, 새벽기도회, 저녁집회 등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 참가한 전국의 합동 측 목회자 1150명은 사회와 목회 현장의 어려운 현실을 직시하고 하나님의 은총을 간구하며 자신이 먼저 썩는 밀알이 되기로 다짐했다.

23일 열린 기념포럼에서 총신대 신학대학원 박용규(역사신학) 교수는 ‘교갱협 10년, 한국교회사적 평가’란 주제발표를 통해 “1994년 이단연구가 탁명환 씨가 살해된 후 한국교회의 이단들이 기성교회에 깊숙이 침투하기 시작했고, 그 세력들이 놀랍게 확대되어 갔다. 더구나 교회의 세속화가 급속도로 진행돼 총회장 선출을 둘러싼 금권 타락 선거, 교회의 성장 둔화 등 위기상황이 초래돼 1996년 3월 교갱협이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교갱협 활동의 성과로 △합동 교단의 이미지 쇄신 △예배 갱신 △교회 지도자 양성 △교회 일치운동에의 기여 등을 꼽았다. 그러나 박 교수는 “교단 총회장 선거에서 새로운 금권방식이 등장하고 그 앞에서 힘을 잃어 가는 경우가 많고, 총회장을 선출하는 제비뽑기 방식이 과연 바람직한 방법인가 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교갱협 영성연구위원장인 송태근 목사는 ‘교갱협 10년, 그 평가와 전망’의 주제발표를 통해 “교갱협은 출범 이후 이 시대와 교단 및 개 교회가 저지르는 비성경적인 모든 일들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여 왔다”며 “이 시대가 아파하고 그리스도의 교회가 앓고 있는 중병에 대해 예언자적 통찰력을 갖고 길을 분명하게 제시하며 성경적 대안을 밝히는 것이 우리 소임”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마치며 목회자들은 최근 합동 교단의 상황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고 제90차 총회(9월 27일 대전중앙교회)에서 교단의 정체성을 흔들고 있는 현안들이 상식선에서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단성 시비가 있는 교회와 타 교단에서 문제를 일으킨 교회들의 서북노회 가입 건’은 교단의 정체성과 자긍심에 직결되는 문제이니만큼 하나님의 말씀과 신앙의 양심에 따라 올곧게 처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오늘과 같은 위기를 초래한 교단 지도자들과 모든 관계자는 통렬한 회개와 함께 책임질 각오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성=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