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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앰배서더 Really?]영하270도서도 물이 얼지 않는다고?

입력 | 2005-08-26 03:04:00


물은 공기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항상 접하면서도 그 고마움과 조화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대상 중 하나이다. 물은 사람이 마시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인체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성분이기도 하다. 특이하게 0도에서는 액체인 물이 기체인 수증기, 고체인 얼음과 공존한다.

물은 또한 0도에서보다 2도에서 비중이 더 크다. 보통 물질은 온도가 내려가면 비중이 더 커지지만 물은 그렇지 않다. 0도보다 2도 높은 상태에서 물은 더 무거운 것이다. 이런 사실 때문에 강에서 물고기가 살아남을 수 있고 강태공의 겨울 낚시가 가능하다.

만약에 물의 비중이 보통 물질과 같은 경향을 보인다면 얼음이 얼면 강바닥으로 가라앉을 것이고 강물은 밑바닥에서부터 위로 올라오면서 얼게 된다. 그러면 추운 겨울에는 한강이 밑에서부터 꽁꽁 얼어서 강 전체가 얼음이 돼야 한다. 당연히 물고기도 얼어서 겨울을 날 수 없으며 강태공이 얼음을 깨고 그 밑에서 놀고 있는 고기를 잡을 수도 없을 것이다.

다행히 2도의 물이 0도의 얼음보다 무거워서 따뜻한 물이 밑으로 가라앉고 물은 강 표면에서부터 얼어 들어간다. 얼음이 두꺼워지면 겨울에도 담요처럼 매서운 추위를 차단해 얼음 밑에 2도 근방의 물이 흐르고 물고기는 얼어붙지 않고 살 수 있다. 강태공이 겨울 낚시를 즐길 수 있고 겨울에 잉어 같은 물고기를 먹을 수 있는 것도 물의 섬세한 성질에서 생기는 조화인 것이다.

물은 가장 흔하고 친숙한데도 그 정체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물 분자들이 어떻게 결합해 물을 이루고 있는지 아직 잘 모르는 것이다. 최근에는 물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 서울대 한 연구실에서는 강한 전기장을 가해 상온에서 물을 얼게 하고 미국 과학자들은 물을 미세한 구조물 속에 집어넣어 영하 270도가 되도록 얼지 않고 물로 남아 있게 하고 있다. 물의 조화란 이렇게 무궁무진하다.

김제완 과학문화진흥회장 jwkim@phya.snu.ac.kr